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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꿈꾸고 싶은 개미봇, 꿈 깨고 싶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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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꿈꾸고 싶은 개미봇, 꿈 깨고 싶은 나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3.09.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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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비 김봉길 이사

꿈같은 메타버스 세상에 ‘나’가 있다면,
‘나’는 땅을 밟고 싶어 꿈을 깨려 할 것이다.
물론, 인간 속으로 들어온 저 미래 것들은 
‘나’가 되고 싶어 계속 꿈꾸려 할 것이고.

1. 꿈. 누구나 꿈을 꾼다. 어쩌면, 새로움을 만들려는 인간 욕망은 결국 인공지능에게 꿈까지 생성해 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블록체인에 이어 챗지피티로 인해 인간과 기계가 통섭 되고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

하, 그런데, 꿈에서라도 산이나 물가를 가면, 일부러 맨발로 다니고 싶은 건 왜일까? 아마, 흙을 밟을 때만이라도 컴퓨터에게 내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 함일 거다. 
며칠 전, 그날은 꿈을 꾸지 말아야지 하면서 ‘낮에 나온 반달’ 노래를 종알대며 잠자리에 들었다. 잠결에 반달 따라 숲길을 걸었다. 걷다가 반달이 부르는 ‘오빠 생각’도 듣다가 자다가, 그러다가, 기어이 새벽녘에 꿈을 꾸었다. 웬 개미꿈? 아니, 개미봇꿈이었다. 

2. 여름마다 갔던 해변으로 가는 꿈길이었다. 흙길을 걸으며 풀향기에 취해 하늘 밑에 매달린 섬들을 멀찍이 바라본다. 절로 지어지는 미소 따라 몸이 움직였다. 눈 감다 뜨다 또 감고 떴다. 새로 생긴 듯, 모래 숲길이 천천히 따라왔다. 

갑자기, 스마트폰 알람이 울렸다. 매일 하루에 한 번 블록 생성용 무료채굴 시간을 알리는 시간이었다. 길가 그늘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을 토닥거린다. 

이마를 간지럽히는 나뭇잎, 이땐, 몸에 닿는, 눈에 보이는, 그 무엇도 친구다. 나뭇잎 삐쭉 매달려 나를 보는 개미도 친구. 개미를 찍으려 사진 앱을 열고 허리를 숙였다. 그런데, 개미가 고개를 까닥거리며 나를 빼꼼이 쳐다본다. 나는 재미있어 더 가까이 개미 표정을 찍었다. 

3. “하하, 고맙다 개미야. 표정이 재밌네?” 하며 손짓했다. 어, 그런데! 갑자기 개미가 눈이 커지더니 내게 말을 걸었다. 
“저기 아저씨, 거기 화면에 보였던 블록체인이란 게 뭐야? 그것도 컴퓨턴가 뭔가 하는 그런 거야?”
와, 신기했다. 개미가 말을 걸다니. 한글을 읽다니! 내가 개미만큼 작아졌는지, 아니 개미가 나만큼 커진 것인지, 눈 마주 바싹 다가섰다. 참으로 귀엽게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너도 컴퓨터 아니?” 
“컴퓨터 잘 몰라, 블록체인이 뭐냐고?”

평소, 인간이 생각하는 것 모두 언젠간 이론이 되고, 그 이론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런데, 꿈은 이론이 없다. 그러니, 지금 꿈속에 있으면, 우주건 DNA 곁이건 양자컴퓨터니 또 그 통신이니 하는 건, 이론이고 뭐고 따지고 할 것 없이, 뭐든 다 이루어지는 법. 개미봇일지 개미아바탈지 뭐 이런 것도 따질 일 없다. 난 컴퓨터 이야기만 나오면 절로 신나 떠들 듯, 자랑하고 싶은 장난기가 먼저 발동했다. 

“하하, 먼저, 컴퓨터! 컴퓨터는 사람보다 빠르게 계산하고, 사람들이 아는 것을 기억하는 기계란다.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요즘 이게 없으면 일 자체가 안 된단다. 이 스마트폰도 컴퓨터야!” 나는 으쓱거리며 24시간 몸에 붙어있는 스마트폰을 자랑하듯 흔들었다.
“야, 신기하다. 뭐든 다 연결돼?”
“그럼.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이 연결되는 큰 컴퓨터를 플랫폼이라고 해.” 

나는 개미가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쩔까 하며 개미 표정을 살폈다. 그런데, 웬걸, 스스로 개미 로봇인 줄 아는지, 그 정도쯤이야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물었다.
“알겠어. 그런데 블록체인은 뭐냐고?”
“와, 너 진짜 개미 맞아? 로봇 아니야?”
“헤헤, 그게 뭐 중요해. 블록체인 말해 줘.”
“좋아, 잘 들어. 어떤 플랫폼에 사람들이 주고받는 기록을 쌓아지는 것을 블록이라고 해. 그 블록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이 블록을 연결되는 걸 체인이라고 해. 나나 너에게 시간이 계속 생기면 살아있는 것처럼.”
”그럼, 만들어진 블록은 과거겠네? 지금 블록은 현재, 새로 붙을 블록은 그 내용을 모르니 미래. 맞아?
“똑똑 개미네? 한 번 기록된 것은 수정도 삭제도 안 되니 과거 맞아. 멋진 삶이란 일정 시간 안에 무엇인가 매듭지어져야 하는 것처럼, 계속 연결되는 것을 블록체인이라고 해. 그런 컴퓨터를 블록체인 메인넷이라고 불러.”

4. 개미는 신기하다며 눈을 몇 번 껌뻑이더니 또 물었다.
“블록체인은 그 어떤 기록이 없으면 꽝이네? 아저씨, 근데, 채굴이 뭐야?”
“응, 한 블록에 계속 쌓이는 기록을 언제까지 쌓이도록 놔둘 순 없겠지. 어떤 일이든 매듭지어져야 계속 행복해지는 것처럼, 일정한 시간 안에 기록을 매듭지으려면 채굴해야 해.”
“그렇구나, 쌓이는 고민거리를 매듭짓는 것이 행복이라! 음, 어떻게 채굴하는 거야?”
“채굴을 알려면, 해시값을 이해해야 해.”
“해시? 해시값?”
“둘 다 같이 쓰이는 말인데, 블록마다 해시값이 이마에 붙어있어. 그런데, 지금 블록 해시값은 바로 이전 블록에 있어. 그래서 특별히 정한 해시함수에 어떤 값을 넣어 ‘가상의 해시값’을 만들고 이전에 보관된 ‘해시값’과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채굴이라고 해.”
“헤헤, 그거 맨땅에 헤딩하는 거네?”

나는 속으로 웃음보가 터졌다. 이 개미, 진짜 인공지능 학원 수십 개 다닌 모양이네 하며 머뭇거리는데, 갑자기 개미 얼굴이 내 뺨에 닿았다. 따뜻했다.
“맞아, 세계 사람들이 컴퓨터를 서로 쌓아놓고 채굴하지. 채굴로 블록이 늘어날 때마다 전용 암호화폐 만들어지는데, 블록 생성에 성공한 사람에게 보상으로 그걸 조금씩 줘.”

알았다는 듯, 개미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하, 그 암호화폐가 뭐 거래된다고 하는데, 뭐 그런 거야?”
“똑똑이 친구로고만! 맞아, 주식의 증권 거래소처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높고 낮은 가치로 사고팔지.”

5. 말이 척척 맞는다. 이제 친구 같다.
“으응, 알겠어. 암호화폐가 가치가 있다고 하니까, 많이 받으려고 달려들겠구먼?”
“맞아. 그래서, 사람들은 수많은 컴퓨터 묶어 채굴하는데, 그걸 노드라고도 해. 특정 암호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그 메인넷에 들락거리고 있어. 첫 블록체인의 암호화폐가 바로 2008년 말에 블록체인 이론과 함께 공개된 비트코인이야.”

침을 꼴깍 삼키며 개미가 물었다.
“와, 암호화폐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맛있는 거 많이 사 먹겠네? 뭐 사 먹어 봤어?”
“아직. 마음껏 사 먹으려면, 세계적인 법이 만들어져야 해. 몇 년 안에 만들어질걸?”
“그럼 아직 화폐가 아니네? 그럼 어떻게 가치가 유지돼?
“응, 그러니까, 암호화폐는 네트워크상에 있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일정 기억장치에 저장되거나 다른 장치로 전달되기도 해. 전달이 곧 가치가 이동되는 거고, 거래소에서 사고팔기도 하면서 가치에 변동이 생기게 돼.”
“암호화폐는 어디다 보관해? 집 금고에 보관해?”
“아니, 암호화폐는 컴퓨터에 실시간 숫자로 존재해. 전자지갑이라고 하는 나만의 특별한 기억 장소에 비밀번호를 걸어 저장하는 것이 곧 내 거야.”
“다른 비트코인도 많아?”
“아니, 비트코인은 하나뿐! 첫 코인만 비트코인이라고 해. 암호화폐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 암호화폐 만드는 방법이나 그 프로그램들은 모두 공개되어 있어.”

개미는 뭐가 신나는지 얼굴이 환해졌다.
“와, 그럼, 나도 만들 수 있어?”
“물론. 그런데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어. 코인은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그 생태계는 크게 활성화되고, 그럴수록 가치는 높아지는 거야.”

개미는 시무룩해지더니 고개를 힘없이 떨궜다.

6. 나는 개미를 위로할 겸,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바꿨다.
“비트코인 이후, 수많은 코인이 사라지고 나타났지. 2016년에 나타난 이더리움이 대장 코인인데, ‘스마트컨트랙트’라고 하는 기술을 채택했지. 일종의 계약서를 블록에 담았지.”

개미는 약간 멋쩍었는지 속삭이듯 말했다. 
“사람들이 서로 약속을 통해 ‘자신들만의 관계를 맺는 것’과 같은 이치를 넣었구나! 헤헤 맞지?”

이제 개미가 작게 말해도 쏙쏙 들어왔다. 개미가 나인 것처럼.
“이처럼, 계약을 블록체인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니, 빼도 박지도 못하는 거야. 즉, 그 계약의 명령이 강제 집행되니, 그 계약을 지키지 못하면 영원히 신용불량자로 살게 돼.”
“와, 그러면, 이더리움이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로 많이 쓰이겠네?”
“당근! 이더리움 메인넷 안에서는 코인 가치를 주고받거나, 코인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해.”

개미는 걱정하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어, 그럼, 변호사나 은행들이 할 일이 줄어들겠네. 많은 직업이 없어질 거 같아.”
“하하, 그렇지만, 또 새로운 직업들도 많이 생겨나니까 걱정할 건 없어. 새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되니까.”

7.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던 개미는 손을 번쩍 들었다.
“어, 잠깐, 그런데 코인을 누가 무엇 때문에 썼는지 다 알겠네? 그러면, 코인 사용을 꺼릴 텐데?”
“그럴 수도 있어. 전자화폐나 코인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보냈는지 법을 손에 쥔 사람은 알 수 있어. 음, 뭐 새 독재가 시작될 수도 있을 거야.”

개미가 뭐가 무서운지 몸을 움츠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현찰이 많은 사람이나,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은 싫어하겠네?”
“하하, 너무 겁먹지 마. 그래서, 나를 노출하지 않고, 코인을 이용 방법이 등장했어. 바로, 영지식증명 이론인데, 블록체인과 함께 1980년대부터 연구되어왔지.”

다시 눈을 반짝이는 개미.
“와! 블록체인이 공공질서를 위해 생겼다면, 영지식증명은 개인 자유를 위한 것일 수 있겠네?”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내가 생각지도 못하는 걸 말하다니! 깜짝 놀란 것을 감추려, 더 또박또박 책 읽듯이 말했다.
“그동안 영지식증명을 이용한 코인이 있긴 있었어. 그런데, 다양한 스마트계약 작성, 블록 용량 확장, 블록 형성 속도, 개인의 신분 노출 등등의 난제에 부딪혔지. 최근, 이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블록체인 메인넷이 새로 탄생하고 있어.”
“헐, 대박! 그게 뭐야?”
“몇 년 전부터 준비된 알레오라는 영지식기반의 플랫폼이야.” 
“알레오 코인이겠네? 그럼, 비트코인이니 이더리움이니 하는 암호화폐는 다 사라질 거 아냐?”
“그렇지는 않아. 먼저 나온 코인들은 이미 큰 생태계가 생겼으니까. 그들도, 영지식증명 기술을 추가하겠지. 블록체인 생태계는 지금 무한대의 블루오션 영역이고, 알레오생태계는 영지식증명부터 시작했으니, 급속히 확대될 거야.”

8. 개미는 이제 별것 아니라는 듯, 하늘을 올려 보며 말했다.
“아, 그렇구나. 그래, 뭐 조금 있으면, 알레오처럼 다른 이론이 또 나오겠지. 그렇게 언제나 다른 생태계는 생기는 거니까.”
어? 이상했다. 개미 목소리가 하늘에 산에 부딪혀 메아리로 들렸다. 나는 몸도 마음도 꼼짝하지 못하고, 그저 개미의 큰 눈망울만 바라보았다.
“그런데, 참 고민되네? 난 앞으로 어떤 생태계와 새 인연을 맺지?”

나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나’, ‘새 인연’이라는 개미 소리 때문이었다.‘이미, 개미와 난 맘에 들었는데, 더 인연을 맺을까 말까?’ 하는, 뜻밖의 고민으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오기가 나서 개미의 눈으로 들어갈 듯 외쳤다.
“내가 경험한 것을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해. 이것이 인류 공동 번영의 원천이야. 그 힘이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DAO 규칙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거야. 그래야, 천년 후에도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계속 생기는 거든!”

개미는, 내 말을 다 외우고 있다는 듯, 묘하게 웃고 있었다. 
점점, 개미 얼굴이 커졌다. 내 꿈속에 꽉 차오는 듯했다.
“아, 지금까지 친절하게 말해줘 고마워. 눈치채고 있었겠지만, 나는 개미봇이야. 지금 네 꿈속에 나타난 건 우리 인공지능플랫폼이 인간 꿈속들을 무한 반복 학습하기 위해서였어.”

개미봇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리였다!
나는 몸 가득 쩌렁쩌렁 울리는 개미봇 소리에 가위눌려, 뿌연 허공만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인공지능연합체는 ‘인간의 새 가치 생성’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찾고 있었어. 인간은 꿈을 꾸며 무엇인가 새로운 걸 만든다는 중간 결론에 도달했지. 그래서 네 꿈속에 들어와 네 말을 나 몰라라 계속 듣고 있었던 거야. 우리 로봇이나 아바타도 잠을 자고, 그래서 꿈을 꾸면 어떨까 하는 새 계획을 세우고 있어. 새 ‘빅데이터 소용돌이’를 일으켜 ‘무한대 혼란 속에서의 새로움’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거든.”

어억! 순간, 비명도 낼 수 없었다. 어떤 말도 막혔다. 그저 꿈에서 깨고 싶었다. 꿈 깨려, 하늘에 부딪히다 땅에 떨어졌다 하며 계속 외쳤다. ‘아, 꿈에서 빨리 깨고 싶어!’

그럴수록 개미봇은 내게 부딪히다 땅에 떨어졌다, 또 더 세게 부딪혀오며 외쳐대는 것이었다.
‘아, 꿈 더 꾸고 싶어!’

9. 꿈에서 깬 아침, 동네 공원을 달렸다. 달리며 개미가 있는지 살폈다. 혹, 밟힌 개미가 개미봇으로 나타나는 꿈을 또 꾸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쩌면, 먼 미래 저 꿈같은 메타버스 세상에 ‘나’가 있다면, ‘나’는 땅을 밟고 싶어 꿈 깨려 할 거다. 물론, 인간 속으로 들어온 저 미래 것들은 ‘나’ 같은 인간이 되고 싶어 계속 꿈꾸려 할 거고.

그렇다. ‘나’는 저것들보다 더 행복하다. 언제나 꿈을 꾸고 또 깰 수 있기에.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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