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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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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넘어야 할 산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1.06.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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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 협회 명예회장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 후 오랫동안 횡보를 하고 있다. 사실 이 정도의 횡보는 주식으로 볼 때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워낙 변동성이 크다 보니 한달만 지나도 오랜 기간 회복을 못하는 듯 느껴진다. 한달 전만해도 기세 등등 고점 8000만원을 찍으며 곧 1억원이 넘을 것 같아 보이던 비트코인의 추종세력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불과 한달 만에 중국 발 채굴금지 악재와 정부 규제가 더해지며 대거 폭락하여 지난 6월 8일에는 50% 이상 낙폭을 보이며 일시 3600만원대까지 빠졌다가 다시 4천만원 중반 수준을 회복하고 횡보 중이다.(2021.06.15 현재)

올해 초까지 만 해도 비트코인이 1억원은 갈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고 전 세계기관 투자자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비트코인이 이른바 금을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며, 사용처가 많아졌고, 전통 금융 기관들의 참여로 가상자산으로서의 토대가 닦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그 많은 장미 빛 전망은 살짝 퇴색해 가는 듯하다. 중국 발 채굴 금지령과 정부의 강경한 입장의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최대 낙폭이 50%가 넘게 급락했으며 여타 코인의 동반 추락을 주도했다.  이 바람에 국내 유명 기자 출신 투자자는 마진 콜까지 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등장하며 시장에는 공포감이 넘쳐 흘렀고 비트코인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리고 며칠 전 남미 엘살바도르 의회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결의를 통과시키며 세계최초 비트코인이 한 국가의 법정화폐 지위까지 올랐음에도 가격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에 대한 논쟁의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관련 전문가들조차 2018년 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나 “비트코인 사기론”을 외친 유시민 작가와 같은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존 전통 금융 체제에 길들은 회의론자들은 화폐 란 국가에서 발행한 돈을 의미하기에, 비트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은 될 수 있어도 화폐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주장대로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산업계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6월14일 머스크는 다시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한번 신뢰를 잃은 머스크의 영향은 예전과 같이 그리 큰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비트코인 채굴의 환경 오염 리스크는 이전부터 있어왔는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오래전부터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여타 언론도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가 말레이시아 한 국가의 전기 사용량을 초과한다고 주장하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조차 정확한 통계가 없어 비교하기 어려우나 국가와 전통 금융기관이 화폐를 발행하고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석연료 소비량은  비트코인 채굴 및 노드 운영에 소요되는 전기량에 비하여 훨씬 더 많다는 것은 거의 명확해 보인다. 

최근 필자에게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물어오는 투자자가 꽤 많이 늘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를 묻는 게 아니라, 다시 가격을 회복될 것인가? 언제쯤 회복될 것인가를 묻는 보수적인 질문이 많이 늘었다. 몇번의 경험으로 투자자들도 많이 신중해 졌다는 증거다. 이런 시점에서 필자가 보기에는 비트코인이 화폐로 자리매김 하거나 금을 대체하는 자산으로 안착하기 위하여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있다고 보여진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비트코인 가격의 안정화다. 가격이 지금과 같이 위아래로 50%씩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는 금융권의 신뢰를 잃게 되어 투자대상 상품으로서 자격 상실이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 부분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안정화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과거와 2017년과 달리 캐나다의 비트코인 ETF승인을 비롯하여 조만간 미국도 관련 상품의 출시를 허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며, 비트코인 고래(다량 보유자)들도 장기적으로 가격 등락폭이 작으며 안정적인 우상향 그래프가 결국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알게 모르게 상당한 금액을 비트코인 투자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을 투자 상품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신 기술이 등장하고 관련 산업에 대한 장미 빛 환상이 넘쳐나며 버블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성급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광기에 가까운 투자 버블이 생기고 관련 상품의 변동폭은 매우 큰 폭으로 오르내리다 버블이 꺼지며 차츰 가격이 안정화되는 절차를 밟아 왔다. 비트코인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넘어야 할 산은 비트코인의 처리 속도 문제다. 현재 비트코인의 블록생성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0분이다. 이런 처리 속도로는 지폐의 역할을 할 수 없다. 물론 블록 생성 시간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빠른 처리 속도를 구현하는 결재 과정 중간 역할을 하는 코인의 자리매김이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자산 보전 수단인 금을 사고 파는데 1초내에 처리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가격이 높고 지속적으로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화폐 역할이 아닌 자산보전 수단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대한 해킹 등 기술적인 문제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검증되어 왔기에 오랜 기간 이 믿음이 깨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은 무엇보다 가격 변동폭의 축소다. 그러나 전 세계 2억명이 넘는 홀더가 존재하는 비트코인은 굳센 믿음을 가진 추종자들로 인해 반드시 이 높은 산을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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