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에 제동을 걸자 KB증권이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매수를 금지했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인데 정작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선물 ETF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상치 못한 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금지령에 바짝 몸을 낮춘 업계가 과잉 대응에 나서는 촌극까지 벌어진 셈이다.

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었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확인하지 않고 거래부터 막은 것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2일 KB증권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뿐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기초 선물 ETF까지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는 매도 주문만 가능하다.

KB증권 측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도 선물 ETF 매수 금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증권사가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물 ETF 외 선물 ETF까지 선제적으로 매수를 제한했다.

정작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선물 ETF를 거래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현물과 달리 기초자산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지수를 추종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가 불가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고, 선물 ETF는 거래가 가능하다"며 "CME 선물 계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현물 ETF와 달리 기초자산이 가상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물 ETF는 대부분이 미국 CME 등에 상장된 선물 지수에 투자한다. 실제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삼성 비트코인선물액티브 ETF도 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기초자산이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CME 지수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외 다른 상품에 투자하는 선물 ETF도 상당수 CME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거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KB증권의 선물 ETF 매수 금지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확인도 하지 않고 매수를 막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자는 "KB증권이 오바해서 투자를 못하게 한 것 아니냐"며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