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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규제' 엄격했던 일본, '적극 육성'으로 기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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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규제' 엄격했던 일본, '적극 육성'으로 기조 변화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3.07.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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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책연구회장이 25일 일본 도쿄 국제 포럼에서 열린 웹엑스 콘퍼런스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책연구회장이 25일 일본 도쿄 국제 포럼에서 열린 웹엑스 콘퍼런스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일본의 암호화폐 산업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감독당국이 인가한 가상자산만 거래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시행하는 등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행해왔던 일본이지만 최근 들어 미실현 수익에 대한 법인세 30% 부과 의무를 폐지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웹 3.0 상용화 움직임에 발맞춰 움직이는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일본 도쿄 국제 포럼장에 열린 웹엑스(WEBX) 현장에서도 일본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 방향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등 최근 변화된 일본 정부의 '스탠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 일본은 왜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강화부터 시행했나

일본은 원래 가상자산 산업을 초기부터 빠르게 흡수했던 나라였다. 비트코인의 탄생 이후 가상자산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2010년대 초, 일본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생겨났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2010년 7월에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설립되기도 했다. 도쿄 시부야에 기반을 뒀던 마운트곡스는 일본의 가상자산 열기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했고 전 세계의 비트코인 거래량 중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2014년 2월 마운트곡스에서 당시 5억달러(6405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로 불렸던 마운트곡스는 파산을 선언했다.

해당 사건으로부터 가상자산 산업이 사회적 이슈의 중심이 되자 일본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나서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일본 금융청(FSA) 산하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당국이 인가한 가상자산만 거래소에서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화이트리스트 등을 시행한 것이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의 자산을 거래소 자산과 분리해서 보관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고객확인제도 등 초기 가상자산 산업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문법인 다소 투명한 제도도 시행했다.

그 결과, 일본의 가상자산 시장은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과 다르게 당시에는 가상자산 산업 자체가 '기존 금융권을 믿지 못한다'는 신뢰 하락으로부터 탄생한 비트코인의 문법을 따르며 산업 자체가 탈중앙화를 향해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처럼 규제를 강화하는 나라에서 산업이 육성되기엔 힘들었다.

◇ 가상자산 산업 기조 바꾼 日 정부, 규제 완화 통해 산업 육성에 힘써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미래 육성 산업으로 블록체인을 지정하면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기조가 급격히 규제 완화 쪽으로 바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가상자산 관련 세금 규제 완화다. 일본 정부는 최근 가상자산 발행자의 미실현 수익에 대한 30%의 법인세를 징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최근 들어 일본 진출에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위메이드도 특히 이번 웹엑스 콘퍼런스를 통해 공식적인 일본 진출을 선언했고, 스포츠 블록체인 프로젝트 칠리즈도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 축구·야구 팀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진흥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을 위한 완화 정책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국회에 상정된 가상자산 소득세 개정안은 기존 가상자산 소득세 최대 세율인 55%에서 20%로 경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산업의 확장 시기에 발맞춰 가상자산 이용자 또한 최대한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들은 이번 웹엑스 무대를 통해 블록체인의 기술 혁신성과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환경 조성 등을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해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책연구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일본 웹3 프로젝트팀 좌장인 다이라 마사아키 자민당 중의원, 벳쇼 마사키 일본은행 핀테크센터장, 우시다 료스케 일본 금융청(FSA) 핀테크 담당 수석 등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가 이번 웹엑스에 참여했는데, 특히 기시다 총리는 웹엑스 무대서 사회 변혁을 이끌어갈 주요 핵심 키워드로 블록체인을 제시했다.

◇ 거대 디파이 시장과 IP 갖춘 日…"폭발적인 시장 잠재력 갖춰"

웹엑스 현장에 참여한 블록체인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일본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관계자들은 일본 시장이 이미 거대 탈중앙화금융(Defi) 시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대체불가토큰(NFT)으로의 활용이 가능한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했다는 점을 들며 일본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을 '폭발적'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가 공개한 동아시아 가상자산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우리나라와 비교해 두 배에 가까운 567억달러(약 72조5000억원) 가량의 디파이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내 전체 디파이 거래량인 676억달러(약 86조45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상장 과정과 달리, 일본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을 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일본 금융청(FSA)이 직접 인가 및 관리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실행하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체이널리시스도 "일본에서 탈중앙화 거래는 대중적 거래 경로가 됐다"며 "유니스왑, 1인치, 토큰이온과 같은 플랫폼이 일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이 만화 등 NFT 산업 육성에 필요한 기반을 갖췄다는 점도 일본 시장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는 주요 배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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