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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장 14년… 사토시 나카모토,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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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장 14년… 사토시 나카모토, 그는 누구인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2.10.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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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기자]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처음으로 비트코인 백서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는 백서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는 순수한 개인 간 거래를 가능하게 할 화폐'라고 설명했다.

이후 2009년 1월 3일,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 개발이 완료되고 사상 첫 채굴이 시작됐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해선 아직도 밝혀진 바가 없다.


◆사토시 나카모토, 대체 누구야?… 비트코인 창시자 찾기 나선 언론들

1.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Dorian Satoshi Nakamoto)

2014년 3월 6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자매지인 뉴스위크(Newsweek)는 '비트코인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당시 64세의 일본계 엔지니어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를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지목했다.

뉴스위크 기자는 두 달여 간의 취재 이후, 경찰과 함께 도리안 자택을 찾아가 '사토시가 맞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도리안은 당시 "더 이상 비트코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맡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기자는 이 대답을 두고 도리안이 자신이 사토시가 맞다는 자백을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도리안은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엔지니어일 뿐 비트코인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P2P파운데이션의 온라인 사이트에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계정으로 "나는 도리안 나카모토가 아니다"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 계정은 2009년 "비트코인이라는 온라인 화폐 시스템을 개발했다"라는 내용과 함께 비트코인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데 사용된 계정으로 '진짜 사토시'로 인정받고 있다.


2.할 피니(Hal Finney)

2014년 3월 25일 미국 포브스는 뉴스위크가 사토시라고 주장한 도리안과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암호학자 할 피니(Hal Finney)를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지목했다.

할 피니는 캘리포니아공대 칼텍을 나온 뛰어난 암호학자로,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자로 기록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할 피니가 사토시 나카모토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믿고 있으나, 할 피니 본인은 자신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2014년 8월 루게릭 병으로 사망했다.


3.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Craig Steven Wright)

2015년 12월 8일 IT 잡지 와이어드와 기즈모도는 칼텍을 졸업한 암호학자인 호주 국적의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Craig Steven Wright)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다. 이후 2016년 5월 2일 크레이그 라이트는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인정했다.

라이트는 기존의 비트코인캐시를 하드포크하여 비트코인에스브이(BitcoinSV)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라이트가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한 후 몇몇 관련자들이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가 진짜 사토시 나카모토가 맞는지 검증했고, 일부 기록이 맞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제기된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여,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당시 그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최초의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뒤에 있는 '블록9'과 첫 번째 데이터 블록인 '블록1'의 비트코인 주소를 제어하는 개인키와 암호화 서명의 소유권을 제시함으로써 증명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 비트코인 트랜잭션에서 사용한 오래된 서명을 재사용했을 뿐이고 해당 서명은 공개소스에서 복사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다"라며 사기꾼 행세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자칭 사토시 나카모토도 등장… 계속되는 ‘진짜’ 비트코인 창시자 찾기

4. 제임스 칸(James Caan)

2019년 8월 19일, 파키스탄 국적의 제임스 칸(James Caan)이 '사토시 르네상스'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고, 3단계에 걸쳐 자신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세번째 글에서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뜨거운 관심 탓에 일정을 하루 앞당겨 2019년 8월 19일, 두 번째·세 번째 글을 합쳐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본명이 빌랄 칼리드였으나 영국에서 법적인 이름과 성을 제임스 칸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칸은 자신의 정체를 언급한 첫 번째 글에서 당시 국제 정치에 희생되어 억울하게 파산한 파키스탄의 국제신용상업은행(BCCI)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이 이름에서 비트코인이라는 명칭을 따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백서를 살펴 보면, '진짜' 사토시는 글에서 마침표를 사용한 뒤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때 두 칸을 띄어 쓰는 버릇이 있다. 칸은 지금까지 이러한 '두칸 띄어쓰기'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사토시라는 것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칸은 자신이 비트코인을 개발하고 채굴한 노트북이 고장나 수리를 맡겼는데, 수리업체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무료로 교체해주면서 비트코인이 담긴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칸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채굴했던 98만개 비트코인도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그의 주장은 가짜"라고 믿는 분위기다. 칸은 디지털 서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비트코인 백서도 해킹당해 지금은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사토시 나카모토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고 주장한 한 인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칸의 문체는 사토시의 문체와 다르다"라고 밝혔다.


5. 닉 자보(Nick Szabo)

금융 저자 도미닉 프리스비는 닉 자보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며 "나는 전 세계에 이러한 지식의 특이성뿐만 아니라 넓이를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 사람이 바로 닉 자보이다"라고 말했다.

닉 자보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 계약을 발명한 컴퓨터 과학자, 암호학자이다. 그는 '비트골드'라는 암호화폐를 1998년에 고안했으나 당시의 시대적, 기술적 문제로 인해 실제로 구현하지는 못했다. 

닉 자보의 업적들은 훗날 러시아 출신 프로그래머 비탈릭 부테린에게 영향을 끼쳤고 당시 19세였던 비탈릭이 스마트 계약을 블록체인에 구현해 탄생한 암호화폐가 이더리움이다. 하지만 닉 자보 역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증거는 없으며, 닉 자보 스스로도 "나는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오해받는데 익숙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6. 모치즈키 신이치(Mochizuki Shinichi)

2013년 컴퓨터 과학자 테드 넬슨이 교토대 수학과 교수인 모치즈키 신이치를 비트코인의 실제 개발자라고 주장했다. 모치즈키 교수는 2012년 'ABC 추론'(ABC Conjecture)을 풀어낸 약 500쪽 분량의 논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명성을 얻었다.

넬슨은 모치즈키 교수의 'ABC 추측'을 증명한 논문이 비트코인의 기본 원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그가 학술지가 아닌 개인 홈페이지에 논문을 발표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하지만 모치즈키 신이치는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사토시 나카모토인 것을 증명하려면?
사토시 나카모토는 P2P 재단 웹사이트에 자신을 '1975년 4월 5일생의 일본인'이라고 등록했다. 그러나 그가 만든 비트코인 코드나 주석이 대부분 영국식이었고, 오히려 일본어 사용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미뤄볼 때 사토시를 일본인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또한 그가 과거 비트코인 커뮤니티 메일링 리스트 대상에 논문이나 의견 등을 발표한 시간대는 대부분 미국 중부, 동부 표준 시간 기준 업무 시간대에 분포되어 있다. 이에 사토시는 미국 거주자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사토시 나카모토'가 어느 국적인지, 개인인지, 팀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특정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사토시가 이미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4년 3월 뉴스위크가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를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지목했을 때 '진짜 사토시'로 추정되는 계정은 즉시 "나는 도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로 스스로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을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만약 진짜 사토시라면 이를 증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0.00000001BTC라도 전송하면 된다. 또한 백서와 홈페이지를 공개했던 '사토시 계정'으로 자신이 사토시라는 사실을 밝힐 경우 직간접적인 증명이 된다. 하지만 지금껏 이러한 방법으로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실을 입증한 이들은 없다. 

hjh@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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