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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 "금융당국이 업비트에 '코인 정리' 조치 내렸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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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 "금융당국이 업비트에 '코인 정리' 조치 내렸을 가능성"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1.06.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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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지난 11일 암호화폐 25종에 대해 유의종목을 지정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업비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프로젝트(암호화폐 개발사)의 기술력과 유동성(암호화폐 거래량)을 모니터링하고 역량이 부족한 암호화폐를 유의종목으로 지정,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하루 새 20종 이상의 암호화폐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해온 유의종목 지정의 일환으로 공지가 된 것"이라며 "객관적인 모니터링에 따라 (역량이) 부족한 암호화폐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지만, 암호화폐 거래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업비트가 '개미(투자자) 털기'에 나섰다고 비판하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본 결정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업비트, 암호화폐 5종 원화마켓 페어제거+25종 유의종목 지정

업비트는 지난 11일 총 5종의 암호화폐(퀴즈톡, 페이코인, 마로, 옵저버, 솔브케어)를 오는 18일 낮 12시부터 원화마켓 페어에서 제거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암호화폐 5종은 18일 낮 12시 이후부터 업비트 내에서 원화로 매매할 수 없게 된다. 다만 5종 모두 업비트 비트코인 마켓에서는 계속해 매매할 수 있다.

같은 날 업비트는 추가 공지를 통해 25종의 암호화폐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25종은 Δ코모도 Δ애드엑스 Δ엘비알와이크레딧 Δ이그니스 Δ디마켓 Δ아인스타이늄 Δ트웰브쉽스 Δ람다 Δ엔도르 Δ픽셀 Δ피카 Δ레드코인 Δ링엑스 Δ바이트토큰 Δ아이텀 Δ시스코인 Δ베이직 Δ엔엑스티 Δ비에프토큰 Δ뉴클리어비전 Δ퓨전 Δ플리안 Δ리피오크레딧네트워크 Δ프로피 Δ아라곤이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25종의 암호화폐는 일주일간 검토를 거쳐 최종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업비트의 추가 자료 제출 요청에 성실하게 임한 프로젝트는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지만, 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유의종목으로 선정된 프로젝트 과반수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업비트의 공지사항이 게시된 직후, 투자자들은 보유 중인 암호화폐가 상장폐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매도세를 펼쳤다. 실제 업비트 공지 당일인 지난 11일 68원(고가)에 거래됐던 퀴즈톡은 공지 12일 70% 하락한 20원(저가)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1210원(고가)에 거래된 페이코인은 12일 61% 하락한 468원(저가)까지 주저앉았다.

직격탄을 맞은 암호화폐 개발사는 즉시 반발했다. 퀴즈톡은 입장문을 통해 "퀴즈톡은 기습적인 업비트의 상장폐지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액과 피해 사례를 현재 집계 중"이라며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상장폐지를 통보한 업비트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페이코인 개발사 다날핀테크 역시 "사전 통보나 협의 없이 당일 오후 6시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신고서 수리 컨설팅 신청 데드라인 30분 전에 갑작스럽게 진행된 (원화마켓 페어제거) 조치"라며 "업비트의 이번 결정으로 사업에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종 업계도 "업비트 결정 이해안가" 당혹감 표출

업비트의 이번 공지를 두고 동종 업계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운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 유의종목 지정'은 곧 '상장폐지'와 연결되는 사안으로 다수의 암호화폐가 일괄 상장폐지 될 경우 투자자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업비트가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25종의 암호화폐 중 20종이 대형 거래소로 분류되는 빗썸·코인원·코빗에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로 업비트에서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상장폐지되는 암호화폐를 보유 중인 업비트 이용자가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자산을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업비트의 이번 공지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거래소 현장 컨설팅' 서면 신청서 접수 마감 30분 전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겠냐고 주장한다.
 

전요섭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왼쪽)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거래소 신고등록안내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20개사 거래소를 대상으로 신고접수를 위한 요건과 필요한 보완 사항 등에 대한 설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맏형 격인 업비트를 통해 거래업계 전체를 잡겠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원화마켓에 소수의 암호화폐만 거래하게 하라는 조치를 내렸을 것이란 말이 업계에서 흘러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비트를 따라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가 줄줄이 암호화폐 상장폐지를 결정할 경우 그야말로 '난장판'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 생태계에 익숙한 금융당국이 큰 파장이 불러일으킬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업비트의 공지사항이 게시된 이후인 지난 14일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20개 암호화폐 거래소에 "지난 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상장 폐지‧유의 종목에 지정됐거나 지정될 코인 목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금감원 관계자는 "암호화폐 상장 폐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판단해 상황 파악 차원에서 자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의 이번 조치가 금융당국의 제재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속단하기 이른 대목이다.

◇'초강수' 업비트, 개정 특금법 시행에 선제적 조치 나선듯

이번 업비트의 '초강수'는 국내 거래량 1위 사업자로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겠단 입장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25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으로 암호화폐(가상자산) 취급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강화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는 암호화폐 거래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오는 9월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에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암호화폐 관리체계와 각 분야 소관부처를 정한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 발표를 통해 개정안 유예기간이 끝난 오는 9월25일부터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이 시행되면서 은행의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강력한 관리를 예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업비트도 과감하게 문제가 될 암호화폐를 정리하며 개미털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 살아남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업비트의 조치가 무책임한 조치라며 비판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상장폐지라는 건 시장에 맡겨야지 인위적이어서는 안된다. 거래소 입장에선 보이지 않은 압력이 존재하다 보니 업체(암호화폐)를 선별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비트가 유의종목을 지정한 25종의 암호화폐의 지정 사유가 모두 같다. 암호화폐를 선별해 상장시킨 것처럼 폐지할 때도 책임감있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암호화폐 거래산업에 대해 수수방관해오던 정부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폐지라는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 유의종목 지정 논란을 두고 업비트 관계자는 "기존에 해오던 투자 유의종목 지정을 한 것일 뿐이며, 수량을 정해놓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 유의종목 지정) 정책이 내부적으로 있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객관적인 모니터링 결과 (역량이) 부족한 암호화폐에 대해 유의종목을 지정했고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한 개발사는 투자 유의종목에서 해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종의 암호화폐를 원화마켓 페어에서 제거한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프로젝트들의 사업의 성장 가능성 및 고객의 관심도를 고려하여 비트코인 마켓은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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