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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근육인 블록체인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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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근육인 블록체인을 키우자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1.05.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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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석 한국디지털자산금융협회 설립 추진위원장

인류는 불편한 것을 해결하면서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그 중심에 기술과 과학이 있었다. 정보통신과 결합한 신기술은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바꾸어 가며 인류문명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IT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가 제시한 하이프 사이클 Hype Cycle 곡선에 따르면, 사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 중 다수는 현재 ‘기대 정점’ 단계에 있다. 한 기술이 기대 정점 단계에 있다는 것은 기술 활용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은 상태이다. 해당하는 기술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이 인류 발전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이처럼 기술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사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을 알고 이로 인한 변화를 예측함으로써 대비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대표 기술로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를 들 수 있고, 첫 글자만 따서 ABCD라 부른다.     

- A: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에서도 핵심이다. ABCD 기술을 인체의 구성요소에 비유하면, 인공지능은 뇌·신경에 해당하며, 모든 구성요소에 동작, 판단 등의 명령을 내린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 그 외에 인공적으로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이다. 하나의 인프라 기술이기도 하다. 현재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에 미칠 영향은 상상하기조차 두려울 정도이다. 고차원화 된 인공지능 기술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점차 침투하면, 일자리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 B: 블록체인 (Blockchain)     
블록체인은 인체의 구성요소 가운데 근육에 해당하며 구성 요소 간 유기적 결합 및 안정적 연계를 지원한다. 블록체인이란 말 그대로 ‘블록을 체인으로 연결한다’는 것인데,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블록)을 보내주고,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모든 사용자의 블록과 대조하여 데이터 위조나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암호화폐 같은 일부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활용 분야가 비즈니스나 개인 간 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암호화폐는 신뢰할 수 없는 제삼자에 의한 시간표시 거래를 블록체인에 추가하는 것을 피하고자, 작업 증명(proof-of-work) 또는 지분 증명(proof-of-stake) 같은 다양한 시간 표시 방법들을 사용한다. 이것은 누구나 쉽게 이중지급되는 돈의 문제를 회피할 수 있게 한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은 호스트가 중앙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중앙집권적 형태의 조직 구조나 비즈니스를 사용자 혹은 참여자 모두에게 권리나 정보를 나누어 통제하는 분산형 형태로 변화시킬 것이다.     

- C: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     
클라우드는 인체 구조에서 뼈대에 해당하며 전체 시스템의 형태를 구성하고, 세부 구성요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클라우드는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에 연결된 다른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목적은 크게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미지나 텍스트 중심에서 동영상과 융복합 대용량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데이터 처리 환경 속에서 자신의 모든 정보를 개인이나 기업이 내부에 보유하기란 쉽지 않다. 향후 수많은 개인과 기업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전문 클라우드 업체에 맡겨 저장, 관리하도록 하는 데 기꺼이 비용을 낼 것이다.      

효과 측면에서 살펴보면, 내부 저장장치에 보유한 정보는 활용할 수 있는 위치나 환경에 제약이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접속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클라우딩은 고도로 중앙화(Hyper Centralization) 되어있다. 그래서 비효율적이고 속도가 느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가 등장했다. IPFS의 특징은 중앙화 된 서버 없이 노드들의 P2P 통신으로 실현한 더 빠르고 안전하고 열린 네트워크이다. 앞으로 클라우딩과 분산 데이터 처리방식인 IPFS의 경쟁을 눈여겨볼 만하다.      

- D: 데이터(Data)     
데이터는 인체 구성요소 중 혈액에 해당한다. 데이터는 다른 기술, 즉 구성요소를 상호 연결함으로써 영양(혁신)을 공급하는 원천이다. 데이터의 힘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의미 있느냐에 있다.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입력 값으로 할 때 규칙과 절차에 따라 원하는 결과 값을 출력해내는 일련의 작동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알고리 즘은 앨런 튜링과 존 매카시, 마빈 민스키 등의 선각자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 컴퓨팅 파워의 발전, 데이터의 축적, 알고리즘의 발전은 인공지능이라는 고도화된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발전하게 된다.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원유에 해당한다면, 알고리즘은 원유를 정제해 활용하도록 처리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은 분리될 수 없고, 서로 합쳐져 작동 원리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러한 데이터 알고리즘의 강력한 힘을 최대한 활용해 전 산업 영역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 알고리즘의 잠재적인 위협을 통제하고 우리 삶에 유익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 카이스트미래전략 2020 중 기술과 인간의 만남) 인체 구성요소와 ABCD 기술 비교.

◇블록체인의 입체적 시각     

특히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이외에도 스마트 계약 및 사물인터넷에도 초(超) 신뢰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를 화폐 개념으로만 볼 것이 아니고, 플랫폼, 프로토콜, 인터페이스, 분산 애플리케이션 등과 금융, 법, 경제, 사회·정치적, 기술적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 블록체인과 금융     
금융과 ICT가 접목된 핀테크는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되어 부분적으로 P2P 망을 통한 분산 거래 시스템으로 변화될 것이다. 또 글로벌 암호화폐, 금융 거래 환전소, 금융 자산 안전 인증, 분산 자동투자 조직 등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탐색과 함께 금융기관의 역할 및 위상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경쟁 구조에 대비하며, 기존 예금·대출 중심의 금융업을 넘어 디지털 금융 영역으로의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 한편으로 블록체인은 새로운 금융 기술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화폐, 예술품, 음원,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결합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커지게 되어 금은, 부동산 규모 더 큰 자산의 역할도 하게 된다. 금융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 미비한 블록체인 관련 법과 제도     
미국은 2014년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영국도 2014년 암호화폐를 화폐 개념으로 인정했다. 또 독일은 사적 화폐로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은 2016년 암호화폐를 실물 통화로 인정하는 자금결제 법안의 통과 및 2017년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 도입 등을 통해 점차 제도에 반영하는 추세다. 결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기술·경제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암호화폐 위상 및 불법 거래 차단, 탈세 관련 법제도 개선, 분산 자율 조직 구축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가면서 법과 제도 측면의 준비를 넓혀가야 할 시점이다.     

한국 역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영업권에 관한 법은 없다. 국제자금세탁 방지기구(FATF)의 회원국으로서 '특정 금융정보법(특금법)'으로 규제를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창조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환경으로 볼 수 도 있다.     

- 블록체인과 경제     
중앙 집중적 조직 없이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 및 금융 거래 수수료 절감 효과가 클 것이 다. 이에 따른 새로운 고객 유치 그리고 IoT 융합, 지식재산·콘텐츠 인증, 전자투표, 공공데이터 관리, 자율 사업 시스템 등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하다. 세계 컨설팅 기관들은 블록체인 기술 시장이 2022년까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2022년까지 약 200억 달러의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 블록체인과 사회적·정치적      
중앙화는 분권화를 거쳐 분산화로, 국가 권한은 지방분권과 함께 시민자치로, 독점 경제는 과점 경제를 지나 공유경제로, 대가족은 핵가족에서 1인 가구로 전환되는 현상들이 확대될 것이다. 또 사회간접자본을 공유하는 시민자치 시대가 전개되어 블록체인 철학이 사회문화 가치의 공감대로 형성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첨단 디지털 기술로 펼쳐질 미래의 디지털 경제 사회는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인증 위변 조, 포털이나 SNS 불신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법 모색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대의민주주의의 한계가 두드러지면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은 커질 수밖에 없어 이를 실현하기 위한 블록체인 투표 제도의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선거제도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거론되고 있는 부정선거 문제를 일소시킬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이다.     

- 블록체인 기술 확장     
미래 지능 정보 시스템 및 분산 사회 구조 시대를 대비하여 금융 부문은 물론 블록체인을 전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알고리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IoT 적용 디바이스나 센서 등의 기술 개발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과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여 새로운 생태계를 주도하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 암호화폐, 플랫폼, 인증 서비스 등 복합기능을 가진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므로 합의 알고리즘, 차세대 분산 플랫폼 등 원천 기술과 분산 애플리케이션 dApp 등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이 강화되어야 한다.  

  
- 블록체인의 철학과 문화예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물을 사이버상의 디지털 정보로, 또 디지털 정보를 다시 실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과 같은 정보기술들이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서비스나 가치를 제공한다. 물론 앞서 소개한 몇 가지 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분야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앞으로 이보다 더 뛰어나고 영향력이 큰 기술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블록체인 등 ABCD는 불편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 삶의 질은 높이는 문화예술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다. 그러려면 블록체인도 높은 철학적 시선에서 볼 줄 알아야 한다.     

블록체인은 개인의 자유와 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와 정의 사회 이념을 담고 있다. 또 디지털 세상에서 중앙 기관 없이 합의 알고리즘과 정보통신기술 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ies 인프라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자율적 경제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출처: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0 중 기술과 인간의 만남) 세대별 블록체인 개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기반의 자본주의 경제에 살고 있다. 이는 영국의 존 로크와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 철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사상은 데이비드 흄과 장 자크 루소를 거쳐, 프리드리히 하이에 크, 폰 미제스 등 오스트리아 학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밀턴 프리 드먼 등 미국의 시카고학파에까지 이어져왔다. 이후 허버트 사이먼, 대니얼 카너먼 등의 행동경제학 이론에도 계승되었고, 디지털 시대로 넘어와 블록체인 기술에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블록체인은 자유민 주주의, 자본주의 경제, 천부적 자연권이라는 철학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놀랍게도, 블록체인 플랫폼인 스팀 잇과 이오스를 개발한 대니얼 라리머는 스스로 오스트리아 학파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Block one’의 홈페이지에도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설계한다고 게시하였다. 이처럼, 시대가 바뀌어도 인류가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는 변하지 않았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자유, 민주주의, 분권, 정의, 사유재산 보장 등으로 흘러오던 역사의 조류가 자율, 공유경제, 분산, 공정,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블록체인에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의 이념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지상주의와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고 시장기능을 옹호하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철학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지만, 무정부주의 아나코-캐피털리스트를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사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으로 책을 검색하면 테크 놀로지, 플랫폼, 직업 변화, 마케팅 등을 다루는 책이 대다수다. 문화를 다룬 책은 거의 없다. 그러면 신기술은 문화와는 별개의 영역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신기술은 으레 문화 변동으로까지 이어진다. 가령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명은 단순한 기술적 발명이 아니다. 사람들 간의 소통 방식, 삶의 방식, 업무 방식까지 바꿔 놓았다. 인간 사회에서 문화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차 산업혁명은 특정 기술이 이끄는 변화가 아니라, 여러 가지 첨단 기술들이 융합되어 변화를 일으키는 혁신이다. 여기에서 변화의 글로벌 트렌드는 창의융합이다. 문화 콘텐츠나 문화 기술은 콘텐츠와 기술, 문화와 기술, 하드와 소프트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므로 가장 창의적인 영역이며, 변화의 트렌드에도 걸맞다. 최근에 비트코인의 장점인 거래의 신뢰성, 희소성, 위변조 등 이중 지불 방지에다가 예술의 가치를 결합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이 가상화폐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인류의 최상의 가치인 문화예술이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오면서 인류문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블록체인 등 신기술 인류문화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활성화한 가상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의 기술에 실용성을 높이고 사차 산업혁명의 근육을 키워야 할 때이다. 그 원천의 힘은 블록체인의 철학이 되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숨결과 무늬가 이루어지는 문화예술로 꽃피워지리라. 

※ 참고문헌 : <카이스트미래전략2020(김영사)> 중에서  ‘블록체인, 자유주의를 실혀나는 신뢰의 기술’과 ‘기술변동을 넘어선 사람중심의 문화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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