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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예치금은 10/1인데 거래액은 코스피 훌쩍…'초단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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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예치금은 10/1인데 거래액은 코스피 훌쩍…'초단타'판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1.04.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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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직원이 시황판을 확인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30조원. 국내 암호화폐 시장 하루 거래 금액이다. 주식 시장을 넘어선 규모로, 코스피 하루 거래 규모의 2배에 달한다. 하지만 예치금을 기준으로 보면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그만큼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얘기다.

거래의 주를 이루는 것도 가치와 정체성이 불분명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이 아닌 암호화폐)이다. 투자라기 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성' 투기 자본이 암호화폐 시장의 주를 이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금 대비 낮은 예치금…"단타 투기성 시장이라는 방증"

23일 금융 및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하루 거래금 기준으로 약 30조원에 달한다. 거래 규모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코스피 하루 거래금인 15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예치금을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를 통해 확보한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이들 거래사이트의 전체 이용자 예치금은 약 6조486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75조7883억원이다. 예치금, 예탁금은 상품 매수를 위해 계좌에 대기 중인 자금을 말한다. 두 시장을 1:1로 놓고 비교했을 때 국내 암호화폐 시장 예치금은 주식 시장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이처럼 두 시장에서 거래금과 예치금이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거래량에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증시와 비교했을 때 거래가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으로 하루에 거래를 20~30번 하면 하루 거래 대금은 2억~3억원으로 산출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른바 단타성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만큼 예치금에 비해 거래 규모가 크게 잡힌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미래 가치를 보고 하는 투자가 아니라 높은 시세 변동 폭에 편승하는 단기 투기성 자본으로 이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서 1회 이상 거래를 한 이용자 수는 총 511만40003명. 같은 기간 총 거래 횟수는 19억3025만2050회다.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이용자 1인당 세 달간 거래 횟수는 377회에 달한다.

한 암호화폐 투자 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보다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 금액 규모가 큰 배경은) 그만큼 시장에 유동성이 많은 거라고 본다"며 "암호화폐 거래 금액은 예치금이 아닌 거래 대금을 뜻하는 건데 회전율이 높아 코스닥, 코스피만큼의 거래대금이 나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주식 시장은 (암호화폐 시장과 비교해) 초단타 매매보다는 상품 구매 후 매도할 때까지 기간이 길다"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예치금과 거래금의 괴리는 그만큼 단타 위주의 거래가 많다는 뜻이다. 이 시장에선 장기 투자는 안 한다"라고 꼬집었다.

◇알트코인 비중이 90% 이상, 높은 변동성에 베팅하는 투자자

특히 국내에서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압도적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율은 약 51%, 전체 거래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6%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지난 16일 업비트에서 거래된 도지코인만 17조원에 달한다. 다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하루 거래 금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라며 "이것만 놓고 봐도 국내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화면에 도지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도지코인 가격은 한때 440원때까지 치솟았다. 2021.4.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도지코인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일본 시바견 밈(Doge meme)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개발자들조차 장난으로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근거 없는 낭설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주목하면서 가치가 급등했다. 4월 20일에 가격이 치솟을 거라는 '도지데이'에 대한 풍문도 나돌았지만, 정작 도지데이 당일 도지코인은 20% 폭락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알트코인들이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높고, 실제 암호화폐로서 가치보다 투기성 성격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알트코인'에 대한 투기 목적의 단타성 거래가 빈번히 일어나는 셈이다. 2017~2018년에 이어 과열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암호화폐를 공식적인 금융 시스템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암호화폐 투자자는 보호 대상 아냐"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식 시장과 자본 시장은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가상자산 (투자에) 들어간 분들까지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선 생각이 다르다"며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에 따라 발행되는 유가증권이 아닌데다 실체도 모호하기 때문에 이런 자산에 들어갔다고 정부가 보호해줘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예정된 암호화폐 투자 수익 과세에 대해선 "그림을 사고파는 것도 양도 차익은 세금을 낸다"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하느냐"고 반문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금융당국 관계자도 "암호화폐는 금융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금융이라는 건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생산적인 것으로 자금을 흐르게 하는 것인데 이건 그렇다 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나친 비유지만 투기를 하는데 정부가 보호 및 관리 감독을 하진 않는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는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역할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경고하는 것이며 불법적인 사업자를 잡아들이는 것"이라며 "의심 거래 유형이 보고되면 수사 기관에 넘기는 등 금융기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도박판이라고 판단하면 칼을 빼 들고 확실히 죽이던가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하면 제도권에서 감수해야 하는데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주식 시장보다 더 많은 자금이 거래되고 있는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주면서 가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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