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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보다 더 스타트업답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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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보다 더 스타트업답게 !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19.10.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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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년 이내 기업을 창업 초기 기업(startup)으로 분류한다. 비즈니스 모델 수립부터 기술의 고도화, 수익모델, 린스타트업, 핵심성과지표(KPI)설계, 마케팅 전략, 세무ㆍ재무회계ㆍ인사ㆍ노무관리까지 완전히 새로운 진영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시장에서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창업을 한다 해도 예외는 없다. 정부는 스타트업들의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자금지원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크립토 기업들은 최소 자기 자본이 10억 내외가 필요한 상황이다. 백서 작성과 해외 재단 설립, 인건비, 플랫폼 개발비, 홍보마케팅비, 마켓메이킹(MM) 비 등에 필요한 금액이다. 초기 창업비용 치고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그러나 그렇다고 크립토 기업들이 본인들은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초기 자본금이 높다 해서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거만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크립토 기업은 오히려 스타트업 보다 더 스타트업다워야 한다.

기존에는 전혀 없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만들어야 하고, 전혀 없던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시장 구성원들에게 설득하고 사용자로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립토 기업은 스타트업 보다 더 스타트업다워야 한다.

시장조사도, 린스트타업 단계도 없이 10억이라는 비용을 투입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과감함이라기보다는 무모함이다. 잘 될 것이라는 어렴풋한 희망은 고통을 이겨내는 모르핀이 될 수는 있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크립토 기업들을 만나다 보면 대다수가 모래 위에 시멘트 성을 지어놓고 서커스를 하듯 아슬아슬한 경영을 하고 있다.

앞뒤 없이 블록체인과 보안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기업,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낮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외적 규모만 확장한 기업, 블록체인과는 무관하게 코인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기업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시장에서 자신들의 크립토 비즈니스가 잘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어 현금흐름을 고민하거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외부로부터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크립토 이코노미스트들은 세 가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첫째, 초기 비트코인 투자나 거래소 운영, 다단계판매, 블록체인 기술용역, 중국 자본, ICO 등을 등에 업고 성공한 듯 보이는 크립토 부자들에 대한 부러움에 대한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나도 그들처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야 한다는 말이다.

초기 억세게 운 좋은 몇몇 이들에게는 개인적 부를 가져다주었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크립토 비즈니스의 진정한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다. 이들의 성공마약에 빠지면 곧 그들이 겪어왔던 그들이 말하지 못하는 엄청난 시행착오와 고통을 그대로 다시 겪어야 하며, 한탕주의에 빠지기 쉽다.

둘째, 마냥 코인만 발행하면 모금(코인판매)이 잘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시장은 매우 냉철하다. 마켓메이킹 대행 기업이 부족한 사업성을 올려주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회원이 느는 것처럼 보이고, 언론 이슈화에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근본적으로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시장이 그렇게 바보는 아니기 때문이다. ICO직후 코인 가격이 고꾸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검증되지도 않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맹목적 확신을 버려야 한다. 10년 후에나 실현 가능한 서비스, 기존 기득권층과의 전면전을 치러야 하는 서비스가 과연 시장 안착에 그리 말처럼 쉬울까?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서비스의 공통점은 외부 검증 없이 단순히 한두 명의 머리에서만 나온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외부 전문가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그들만의 상상을 계속 얘기하다 보니 정말 실현 가능한 모델이라고 스스로 심취하고 만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장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모델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비즈니스 아이디어 단계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 크립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적 요소는 무엇입니까?라고 누가 묻는다면 본인의 저서 ‘크립토경제의 미래‘에서 밝혔듯이 단호히 말할 수 있다.

‘Crypto is Not Currency, Not Investment’

글 박항준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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