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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가영 작가 "재미있는 것이 콘텐츠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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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가영 작가 "재미있는 것이 콘텐츠의 본질"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2.12.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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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영 작가

[인터뷰 블록체인투데이_한지혜 기자]


노가영 작가는 트렌드북 작가이자 미디어 콘텐츠산업 전문가이다. CJ CGV와 CJ엔터테인먼트(現, CJ ENM)에서 기업생활을 시작했고 KT, SK텔레콤 등 통신기업에서 미디어 전략, 콘텐츠 투자, OTT 사업전략 리더로 성장했다. 글로벌 미디어 사장에서 K콘텐츠를 분석하고 이를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강연, 컬럼, 유튜브, TV, 라디오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활동한다. 매년 출간되고 있는 트렌드북 <콘텐츠가 전부다> 시리즈의 대표 저자이다. 최신작으로는 <2023 콘텐츠가 전부다>가 있다. 매월 중앙일보에 노가영의 <요즘 콘텐트 썰>을 기고 중이다.


작가님에 대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트렌드북 작가이자 미디어 콘텐츠산업 전문가입니다. CJ CGV와 CJ엔터테인먼트(現, CJ ENM)에서 콘텐츠 유통으로 기업생활을 시작했고 KT, SK텔레콤 등 통신기업에서 미디어 전략, 콘텐츠 투자, OTT 사업전략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작가로서는 2018년 <유튜브온리>를 시작으로 이후 매년 출간되고 있는 트렌드북 <콘텐츠가 전부다> 시리즈의 대표 저자입니다. 최신작으로는 <2022 콘텐츠가 전부다>, <2023 콘텐츠가 전부다>가 있습니다. 강연은 2015년 SK텔레콤 재직 당시, 신입사원 대상의 ‘미디어 트렌드’ 강의를 맡으며 시작하였고 이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며 기업, 대학, 국가기관, 삼성전자 부사장급 특별 강연 등,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트렌드 분석가는 어떠한 활동을 하나요?
콘텐츠 트렌드를 꾸준히 분석하며 미디어·콘텐츠 산업 전문가로서도 활동하는데요, 콘텐츠 산업 구석구석과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K콘텐츠를 분석하고 이를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컬럼 기고, 유튜브, TV, 라디오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활동합니다. 물론, 콘텐츠 분석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무작위로 콘텐츠 시청을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셜 바이럴과 정량화된 수익 결과값을 균형감있게 보는 편이며, 지금의 콘텐츠가 다른 플랫폼에서 제공되었다면? 혹은 과거 어떤 시대 어떤 콘텐츠와의 유사성을 찾아내는 것 등을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뜯어봅니다. 매월 중앙일보에 노가영의 요즘콘텐츠썰(#요콘썰)을 연재합니다.

주목하고 있는 특정 디지털 콘텐츠가 있다면?
웹 예능 콘텐츠입니다. 2022년은 예능 콘텐츠가 스튜디오라는 옷을 입고 산업으로 도약한 원년으로 볼수 있습니다. 스타PD 김태호의 독립 스튜디오인 TEO가 새한 창투로부터 1천억원 밸류를 받고 100억원을 투자받았고, 송은이씨 제작사인 ‘컨텐츠랩 비보’도 스톤브릿지벤처스, DSC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1백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TV방송국에만 납품하던 예능 콘텐츠가 OTT, 유튜브 등으로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 등이 잘 만든 예능으로 재미를 보기도 했구요. 제가 최근에 “포맷이 없는 것이 예능 포멧이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결국 새로운 문법을 또 한번 시장을 흔드는 스튜디오가 승리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흐름에서 보면, TV 인력들이 유튜브로 유입되거나 반대로 유튜브 스타들이 TV 예능에 진출하는 등 이런 컨버전스한 움직임을 주시해야 합니다. 얼마 전 예고편이 공개된 김태호 PD의 신규 유튜브 예능을 기대 중입니다. <무한도전>의 스타 PD가 TV 예능 스타들을 다 두고서 유튜브 여행 크리에이터 3명(빠니보틀, 곽튜브, 원지)과 여행 예능을 만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나영석 PD가 영지, 미미 등의 유튜브 스타를 TV 예능으로 초대해 큰 인기를 끈 tvN <뿅뿅 지구오락실>과 비교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주사위로 떠나는 부루마불 세계 여행이라니! 유튜브에서 처음 공개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K-콘텐츠가 발전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또한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콘텐츠 내면의 진화와 산업적인 변화까지 두 영역을 구분하여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콘텐츠 내면으로는 장르의 확장이 더 가속화되어야 합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알려진 K콘텐츠를 나열해보면 2019년 <킹덤>을 시작으로 <스위트홈>, <마이네임>,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우리학교는> 까지 공포, 좀비, 스릴러, 액션에 갇혀 있었어요. 흔히 B급 정서라고 부르는데요. 2022년에 들어서 <인간수업>,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같은 휴먼 드라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으면서 이젠 K스토리 그 자체만으로 승부를 봤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은 사업주권의 확보입니다. 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사업주권’ 설명할 때, 쉬운 이해를 위해 k팝과 k드라마 시장을 주로 비교합니다.  k팝은 음반 판매, 콘서트, 유튜브, 하이브의 팬덤경제 플랫폼처럼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에서 사업주권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k드라마의 경우. 익히 알려졌듯이 ‘제작사(스튜디오)’는 미국산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제작비의 10% 내외를 취하는 수수료 방식의 사업모델입니다. 그런데 OTT들이 과잉공급되며 넷플릭스가 끌어가던 독주체제가 끝나가쟎아요. 디즈니플러스, 맥스, 애플TV 플러스, 파라마운트 플러스 또 토종OTT들까지 지금 스트리밍 서비스 과열전쟁입니다. 이 판이 치열해질수록 제작사와 크리에이터 집단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니 경쟁력있는 스튜디오들은 콘텐츠 사업주권 (IP)을 OTT와 공동 소유하는 움직임을 보여요. 스튜디오들이 지금의 시장환경 변화를 전략적으로 이용해야하고 OTT 외 다양한 플랫폼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NFT 시장의 변화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NFT 시장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가장 실감나게 보여준 것이 OpenSea 기업의 구조조정 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효과적으로 버블이 빠지고 나면 NFT를 제대로 이해하고 수익모델을 생태계를 고려하면서 설계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찐’ 소비자들만 남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스마트한 큰 손이 보이진 않아요.

게다가 일부 기업들이 코인 설계와 무관하게 NFT를 프로모션 마케팅으로만 활용하는 것들을 보면, 중장기적으로는 NFT의 포지셔닝에 좋지 않아 보입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플랫폼이나 크리에이터 육성에 자금 투자는 하지 않고, NFT 마케팅만 하는 식이예요. 글로벌 시가총액 TOP 10에 들어가는 실리콘밸리 공룡들이 투자하는 거대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나이키처럼 관련돤 벨류체인 기업들을 인수하고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동시에 많아져야 합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국내 시장의 관심과 작가님이 분석하신 메타버스의 미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팬데믹 직후보다 지나친 관심도가 평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흔히 디지털 환경에서 아바타, 가상의 캐릭터가 돌아다니면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저희책 <2023 콘텐츠가 전부다>에서도 강조했듯이, 메타버스는 “가장 현실적인 가상현실”이 되어야 합니다.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시장 규모나 비전은 전문가들마다 상이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시장의 성장속도에 가속도가 붙을려면 크리에이터 플랫폼보다는 현실의 삶과 일에 생산성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Top 크리에이터들이 아직 유튜브를 벗어나야할 만큼의 명목이 보이지 않거든요. 가까운 미래에도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인 크리에이터 분들에게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적합할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메타버스는 비대면 업무나 가상 사무실, 가상공간을 활용한 커머스 등으로 지금의 2차원적인 디지털 환경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해주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무인 편의점, 무인 점포 등은 많아지고 있지만, 더 나아가 가상으로 쇼핑해서 문앞에 배송받는 시기가 온다던지, 비대면 근무의 부족한 점을 언급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대면 근무에 90% 이상 가까운 환경을 거부감없고 불편함없이 만들어주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결국 이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거죠.

정리하다보니, 저는 B2C 중심의 ‘마크 저크버그’보다는 B2B나 인류의 삶의 질을 변천시키는 ‘사티아나델라’에 가까운 메타버스 사고를 하고 있어 보입니다. (웃음)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블록체인 업계 콘텐츠 중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
가장 산업적으로 가시적으로 움직이고 있던 블록체인 콘텐츠는 P2E게임이었습니다. 물론, 2022년 들어 연이은 악재들로 겨울을 보내고 있고 ‘엑시 인피니티’ 회사의 해킹까지 덮쳤지만, P2E 게임은 여타의 블록체인 콘텐츠 중에서 여전히 가장 잠재성이 높은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년도 저희 책 <콘텐츠가 전부다>의 블록체인 챕터에서도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게임은 본질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엑시인피티니의 필리핀 유저들이 말하는 ‘각종 청구서와 빚을 감당할 수 있게 해주는 노동활동’이 아니라 콘텐츠의 본질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거죠.

이렇다보니, 엑시 코인이 하락하자 유저들의 노동 생산성은 급락하였고 자연스럽게 유야무야 잊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의 본질은 재미이고, 코인은 Good play에 따라오는 덤이라는 것을 콘텐츠 개발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필리핀의 WEB3 Festival을 보면, 엑시의 찐 팬들만이 남아 play to earn과 상관없이 엑시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P2E에서 자유로워지는 블록체인 게임만이 P2E 게임으로 롱런할 것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이는 셈입니다.

작가님의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매해 10월에 출판되는 트렌드북 <콘텐츠가 전부다> 시리즈는 국내 최초의 시즌제 미디어 트렌드북입니다. 그래서 연말까지 2023-2024년의 미디어판의 담론들을 도출하고 시즌5 준비를 가동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로써 알파키즈를 위한 자녀교육에 관련된 콘텐츠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코리아 2023>에서도 내년의 키워드 중 하나로 “알파세대”를 도출하셨더라구요 (웃음)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존경하는 파트너와 함께 콘텐츠 스튜디오 설립도 준비 중입니다. 

※알파세대 
어려서부터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며 자라나는 세대로, 2010~2024년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이 세대는 기계와의 일방적 소통에 익숙해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hjh@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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