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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용두사미 반복되어서는 안될 금융규제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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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용두사미 반복되어서는 안될 금융규제혁신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2.08.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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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금융학회 오정근 회장

7월 19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시키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시장과 정부가 협력하여 금융규제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민간 기구로, 경제·금융·디지털·법률·언론을 대표하는 민간전문가들 총 17인으로 구성되었다. 문재인정부 하에서도 금융혁신기획단을 설치하는 등 많은 금융규제혁신 논의가 있었지만 대부분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추동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의 금융컨설팅회사 젠(Z/Yen)의 글로벌금융중심센터지수에서 2016년만 해도 세계 7위 수준이었던 서울의 글로벌금융센터 순위가 문재인정부 들어 30위권으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다보스포럼으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경쟁력보고서에서 한국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중하위권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세계 50대 은행에 한국은 하나도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일본의 25% 홍콩의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차등의결권 불인정으로 근년 들어 쿠팡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미국시장에 상장을 하는 추세다. 동아시아 금융허브를 주장해 왔지만 갖은 규제와 강성노조로 인해 그나마 들어와 있던 외국금융회사들마저 한국을 떠나고 있다. 

한국의 금융산업이 이처럼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유지배구조에서부터 인허가규제 금융상품규제에 이르기까지 겹겹이 쌓인 규제가 금융을 질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 시티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부나 예금보험공사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이러니 정부의 입김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관치금융을 넘어 정치금융이라는 말도 언론에 등장할 정도다. 그러니 금융의 생태계는 비정상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997년 전대미문의 금융위기가 발생해 168조원의 공적자금투입과 100만 명이 넘는 실업자를 양산하는 등 한국경제에 천문학적인 충격을 몰고 왔다. 그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지만 금융면에서는 한국금융의 금융중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이 지적되었다. 즉 금융이 기업에 여신을 공여하는 과정에서 사전심사(screening)와 사후감시(monitoring)라는 금융 본연의 기본적인 중개기능이 작동되지 않음으로써 고위험 부실여신이 과도하게 제공되고 이는 기업부실과 금융부실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옴으로써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 무소불위의 재경원 금융정책국이 지목되면서 재경원이 해체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한지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금융 본연의 기능인 금융중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음으로써 금융산업의 발전이 낙후됨은 물론 금융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과 부실여신 누적으로 경제전반의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암호화폐 산업이 세계 최고로 발전해 크립토밸리로 불리는 스위스의 쥬크와 싱가포르를 학회 회원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모두 15% 안팎의 낮은 법인세와 규제혁신으로 세계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 경쟁에 여념이 없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활동이 활발하니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올라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도시의 특징은 금융규제가 거의 없어 금융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도 혁신되어서 세계의 많은 암호화폐기업들이 몰려들면서 크립토특구가 만들어지며 양질의 고급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암호화폐 발행사들이 한국에서는 금지되어 있는 암호화폐공개(ICO)를 쥬크나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금융산업은 디지털 전환 및 빅블러 현상으로 인한 산업구조와 기술변화에 대응하여 새롭게 변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규제를 혁신하여 우리 금융산업에서도 “BTS”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있도록 새로운 장(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온라인 상관없이 금융회사-빅테크 모두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비니지스는 국내 금융회사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눈의 띄는 대목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다. 금산분리는 만시지탄이 있는 한국만의 시대착오적인 갈라파고스 규제로 진작 폐기되었어야 할 규제다. 그러면서 전업주의 규제 합리화 측면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여 검증하는 한편, 금융회사들이 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언급하였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에 대한 규율체계를 정립하는 등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은 특히 디지털화, 빅블러 현상이 급속히 진행 중인 분야이므로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금융과 결합하고, 핀테크 빅테크 등 새로운 플레이어 진입으로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가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암호화폐와 관련해서도 가상자산 등 새로운 분야의 경우 산업의 책임 있는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규율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국내 ICO금지에 따라 해외에서만 ICO가 진행하는 제도의 개선,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공약 인수위보고서 그리고 새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국회에도 여러 건의 법안이 이미 제출되어 있으므로 조만간 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필요한 규제마저도 외면하고 암호화폐 자체를 인정조차 하지 않았던 문정부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주장이다. 

오랫동안 국내 암호화폐 발행산업을 짓눌러 왔던 국내 ICO금지제도의 개선도 주목된다. 국내ICO가 허용되면  많은 암호화폐 발행사들이 국부와 기술을 유출하면서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어지고 그 결과 한국에서도 스위스 쥬크와 같은 크립토특구가 발전할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 검토도 주목된다. 현재 금융회사는 가상자산 관련 업무를 직접적으로는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KB국민은행, 신한, 우리, 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업무에 참여는 방식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했다. 아직 현행법상 은행이 직접 가상자산 수탁 업무를 겸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가 허용되면 합작법인설립 지분참여를 넘어 직접 커스터디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업무 영위 허용 범위에 따라서는 암호화폐 선물상품도 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산업의 중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금융규제혁신방안 추진과정에서 금융권협회 수요조사에는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금융투자협회, 핀테크산업협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등 8개 금융권협회만 참여하고 있고 암호화폐 관련 협회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수 많은 암호화폐 관련 협회들이 난립해 있지만 아직 금융당국으로부터 암호화폐산업을 대변해 금융당국의 카운터파트로 인정받고 있는 협회가 없다는 의미다. 원래 금융권은 해당 금융권을 대변하는 협회가 금융당국을 대신하여 자율규제기관(SRO) 역할을 한다. 앞의 8개 금융권협회가 해당 금융권의 자율규제기관들이다. 

지난 6월 28일 가상자산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5대 거래소를 중심으로 ‘가상자산시장 리스크 협의회’가 만들어져 5대 가장자산거래소의 준법감시인 5명과 업계 학계 외부전문가 9명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참석한 첫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협의체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발맞추어 조만간 거래소 발행사 등 암호화폐산업 전반의 의견을 대변하는 관련협회가 출범해 금융당국의 카운트파트 자율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스위스 쥬크 크립토밸리는 크립토밸리협회가 암호화폐산업에 관한한 스위스 금융당국의 카운터파트로서 유명한 핀마(FINMA)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번에 제안된 금융규제혁신방안에는 소유지배구조에서부터 인허가규제 금융상품규제에 이르기까지 금융을 질식시키고 있는 겹겹이 쌓인 규제가 일거에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규제혁신이 주장되고 있다. 과거 금융혁신기획단 등 처럼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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