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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UST 연동 붕괴와 LUNA 폭락 :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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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UST 연동 붕괴와 LUNA 폭락 : 원인과 전망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2.05.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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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톤파이낸스_이제형 CTO

Terra의 Stable 코인인 UST의 US 달러 가격 연동이 붕괴하였다. 가격 붕괴의 원인을 UST의 가격 안정화 기제의 근본적 비강건성으로부터 알아보고 Terra 재단의 대응과 이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2022년 5월 10일부터 3일간 유통량 18B 달러를 자랑했던 테라의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일로 인하여 가상자산 업계는 물론이고, 온 금융 업계가 시끄럽다. 대체 UST와 LUNA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고, 이것이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에게 있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2022년 5월 10일 경에 Stable 코인인 UST의 가격이 0.9달러 부근, 즉 1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것이 왜 일어났고, 왜 문제인지 알기 위해서는 Stable 코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Stable 코인이란 외부 자산의 시장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토큰이다. 달러, 금, 비트코인 등 어떤 자산이든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US 달러의 가치를 추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Stable 코인인 UST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져 연동 붕괴(De-peg)된 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Stable 토큰의 가치 기제
다른 Stable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왜 UST만 가치가 폭락하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Stable 코인의 가치가 어떻게 보장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Stable 코인의 가치는 준비자산들을(Reserve Asset) 이용하여 연동이 유지된다. 만약 Stable 코인의 가격이 연동된 자산의 가격보다 떨어지면, 준비자산을 팔아 Stable 코인을 매입 후 즉시 소각하여 유통량을 감소시킨다. 같은 수요에서 유통량이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가므로, 연동 자산의 가격까지 유통량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가격 연동을 유지한다.

따라서 준비자산은 지속적으로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프로토콜은 충분한 유통량 조절을 이루어내지 못해서 연동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USDC, Tether와 같은 Stable 코인들은 법정화폐를 준비자산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이 곤두박질 쳐도 가치가 유지된다.
 

Stable 코인의 가치 기제(출처=SSRN)
Stable 코인의 가치 기제(출처=SSRN)

하지만 Bitcoin이나 Ethereum과 같이 가치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On-chain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사용하는 Stable 코인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암호화폐 시장이 곤두박질 치는 경우, 준비자산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UST의 가치 기제 : 알고리즘 기반의 Stable 코인
UST의 경우 단순히 On-chain 자산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LUNA라고 하는 이중 투자(Dual-investment) 혹은 위험 토큰 (Risk token)을 발행하고, 이를 이용하여 가치를 유지한다. 

Terra 프로토콜 상에서 LUNA 토큰은 항상 UST를 1달러로 간주하여 매입/매각될 수 있다. 만약 LUNA의 시장가가 50$라면 UST의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UST 50개로 LUNA 1개를 매입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 LUNA 1개를 UST 50개에 매각할 수 있다. 이것은 LUNA를 UST로 바꿀 때, 프로토콜이 LUNA를 소각하고 UST를 발행해주며, UST를 LUNA로 바꿀 때에도 프로토콜이 UST를 소각하고 LUNA를 발행해주기 때문이다.

만약 UST가 1달러보다 높은 가격이면, 사람들은 LUNA를 팔아 UST를 사서 차익을 볼 것이다. LUNA가 50달러이고, UST가 2달러라면, LUNA를 매각해 얻은 UST 50개의 가치는 LUNA의 가치보다 2배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만약 UST가 1달러보다 낮으면 UST로 LUNA를 사서 차익을 볼 것이다.

따라서, UST의 가격이 올라가면, LUNA 매각에 의해 UST가 발행되어 공급량이 늘어나고, UST의 가격이 떨어지면, LUNA 매입에 의해 UST가 소각되어 공급량이 줄어드므로, 위에서 설명한 Stable 코인의 가치 기제와 같은 효과를 내어 UST의 가격은 1달러로 유지된다고 Terra 재단은 주장한다. 이를 프로토콜에 의해 재단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가치가 유지된다는 의미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Stable 코인 (Algorithmic Stable Coin) 이라고 한다.
 

알고리즘 기반의 Stable 코인의 가치 기제에서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경우(출처=SSRN)
알고리즘 기반의 Stable 코인의 가치 기제에서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경우(출처=SSRN)

얼핏 보기에는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 같지만, 위의 안정화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 UST와 LUNA의 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경우이다. UST와 LUNA의 가치가 동시에 떨어진다면, UST의 가치를 지지해 줄 LUNA의 가치도 떨어졌기 때문에, UST의 가치를 지지해 주지 못하고, 따라서 UST의 가치가 보장되지 않으니, 사람들은 신뢰를 잃고 LUNA를 매각하기 때문에 LUNA 가치가 더 떨어진다. LUNA의 대량 매각에 따라 대량의 UST가 발행 되었으므로, UST는 가치 부양력을 더욱 잃고 가치가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Death Spiral) 빠지게 된다.

◆붕괴의 시작
하지만, Death Sprial은 많은 사람들이 UST와 LUNA 양쪽을 모두 원하지 않는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만 발생한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사건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2022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체 유통량의 약 60%의 UST는 Anchor 프로토콜이라고 하는 DeFi에 예치(Staking) 되어 있다. Anchor 프로토콜은 무위험으로 20%의 이자를 UST로 지급하는 프로토콜이다.

Stable 코인을 무위험으로 이자를 20%씩이나 준다면,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서 더 많은 이자를 받으면 이득이 아닐까? 'Abracadabra.money'라는 DeFi는 그런 생각을 했고 UST 레버리지를 일으켜 Anchor에 예치하는 전략 (Degenbox)을 지원한다. 그들은 이자로 나온 대량의 UST와 LUNA를 매각했고, LUNA의 가치를 가치 유지에 위협이 될 정도로 많이 떨어뜨리게 된다.

UST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인 LFG (Luna Foundation Guard)는 LUNA 만으로는 UST 가치를 지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내가 이들을 알고리즘 기반이라고 부르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LUNA의 가치 보장을 위한 조직이 있다면, 대체 이것이 재단에 의해 가치가 보장되는 Stable 코인과 뭐가 다른가?) 새로운 준비자산으로 Bitcoin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2022년 2월 경에 대량의 BTC를 매입했다.

문제는 국제 경제가 유동성을 회수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리스크가 터지면서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Bitcoin의 가격이 상당히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5월 7일 즈음에 LFG의 준비기금에서 일부 Bitcoin이 다른 지갑으로 이동된 정황 또한 포착되었다. UST의 준비 자산의 가치가 충분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즈음, 누군가가 285M $상당의 UST를 매각했다. (Gemini나 BlackRock, Citadel Security과 같은 기관이 개입했다는 설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그들은 부인 중이며, 신빙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시장은 요동쳤고, 테라 프로토콜에 대한 신뢰가 일순간에 무너졌으며, 패닉셀이 시작되었다. 단 3일만에, UST의 가치는 0.3달러까지 떨어졌었으며, LUNA는 60달러에서 0.3달러로 추락했다. 이러한 가치하락으로 인해서 많은 LUNA, UST 투자자들이 그들의 자산을 잃게 되었다.

Luna, Anchor Protocol, Pylon Protocol, Astroport 등 테라 기반의 프로토콜들은 모두 가격이 하락하였고, Anchor Protocol을 기반으로 하고 있던 많은 DeFi 프로토콜들이 작동을 정지하였다.

◆Terra 재단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Terra 재단은 UST를 다시 연동 상태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프로토콜 적으로는 커뮤니티 제안 1164를 통과 시켰는데, basePool을 50M SDR에서 100M SDR의 두배로, PoolRecoveryPeriod를 36에서 18으로 절반가량 줄이면서, UST의 소각 속도를 약 4배 가량 빠르게 만들고, 테라 폼랩스가 커뮤니티 풀과 Ethereum 체인에 있는 약 1,388,233,195개의 UST를 소각시키겠다고 밝혔다. UST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빠르게 회복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방식을 수행하기 위해 테라 폼랩스가 체인 거버넌스를 장악한 상태라서 사실상 테라 네트워크를 중앙화 한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대마불사의 마인드로 지나쳐왔지만,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 있는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은 경제학적으로 강건해야 한다. UST의 가격 안정화 기제가 극단적인 상황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커뮤니티 내에서도 묵인해왔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잃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언젠가 UST도 다시 가치연동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분한 강건성을 확보해 내지 못하면 더 이상 그 누구도 투자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Terra 재단 뿐만 아니라 강건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탈중앙화 되지 못한 많은 프로토콜들이 다시 한번 프로토콜 강건성과 프로토콜 중앙화 문제에 대해 직면하게 될 것이다.


*Hillstone Labs는 $UST, $LUNA 혹은 Terra 생태계의 어떠한 자산과도 연관되어 있지 않으며, 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정보 전달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본 글의 정보를 이용하여 내린 그 어떠한 투자 판단 혹은 그에 준하는 행동에 대하여 Hillstone Labs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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