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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로 블록체인에 집단지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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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로 블록체인에 집단지성을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1.05.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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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공화국(ROB-RepublicOfBlockchain)⑧
최영규 미디움 수석 설계자(Chief Architect)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눅스 재단(LF)과 미국 보험 서비스 협회(AAIS)는 지난 2021년 4월 12일 OpenIDL(Open Insurance Data Link platform)이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는 하노버(The Hanover), 셀렉티브 보험 그룹(Selective Insurance Group) 등 주요 글로벌 보험 회사뿐만 아니라, 모비(MOBI - Mobility Open Blockchain Initiative)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모빌리티 표준화 단체, 체인야드(Chainyard)라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솔류션 기업, 캣리스크(KatRisk)라는 데이터 모델링 기업 등 기술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참여하여, 보험 업계의 데이터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공유하기 위한 공통 DLT(분산원장기술) 플랫폼을 오픈소스 형태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발전사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가 기여한 바는 이루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이나, 특히 OSS의 대명사 격인 리눅스의 공헌은 막대하다.  OSS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심지어 반 OSS의 선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후, 2014년 ‘MS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고 한 선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MS의 리눅스 사랑은 깃허브를 인수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이러한 리눅스 운영체계(Operating System)의 글로벌 거버넌스 및 연관된 중요 프로젝트들을 리드하는 곳이 리눅스 재단이다.  IBM 등이 개발하여 OSS화한 블록체인 기술 하이퍼렛저가 둥지를 튼 곳도 이 리눅스 재단이다. 


◇오픈소스와 집단지성, 그리고 블록체인

이미 많은 블록체인 과제들이 깃허브에 소스코드를 공개하므로 OSS의 형태를 띠고 있고, DeFi는 특히 오픈소스 파이낸스 형태로 광폭 진화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보면 OSS의 역사에서 잘 검증된 오픈소스 거버넌스를 충실히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오픈소스에 들어있는 지적재산권(IP)과 라이센스 규칙들이 잘 지켜지지 않거나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지난 컬럼에서 ‘모방과 연결(Imitation and Link)’이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이고 생존방식이기도 하다고 살펴보았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 만큼 이 ‘모방과 연결’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곳도 드물 것이다. OSS는 그 자체로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집단현실’인 것이다.  이 집단현실에서 ‘집단지성’이 드러나고 발전해왔다.  이 집단현실의 커뮤니티 구성원들 행동방식은 개방성과 동등계층생산 참여와 정보 및 방법론의 공유와 세계화된 행동으로 나타난다.

개방성으로 말미암아 표준화와 오픈 API가 가능해져 더욱 발전해왔고, 그것은 급속한 과학적 기술적 진보에 기여했다. 참여가 미덕이 되는 동등계층생산(Peering)은 능력면에서 좀 더 수평적 구조를 형성하여, 동료검토와 투명성이 수월해져서 복잡성의 감소와 중복의 최소화를 가져왔다.

공유(Sharing)는 사용자와 고객을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동반자이고 기여자 또는 생산자도 되게 하는 풍토를 조성했다. 세계화된 행동의식은 대부분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이 인터넷 위에서 나타나기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활동이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 파급력 또는 영향력이 순식간이고 막강할 수 있다는 자각심에서 나타났다.

이러한 오픈소스 활동은 개방적 협력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오픈소스 활동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도 했고(Enabler), 투명성으로 더 나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Security), 혁신의 견인차(Innovator)가 되는 경우도 많았고, 융합과 창조의 촉매재(Catalyst)가 되었으며, 참여.공유.개방.집단학습 분위기와 협력의 문화(Culture)를 형성하는데도 기여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반 평생을 오픈소스 관련 활동을 했던 필자는 수 많은 위의 사례들을 보고 체험했지만 지면 관계 상, 실례들은 여기에서 생략한다. 다만, 필자에게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현재의 많은 글로벌 과제들에서도 이러한 성공 사례들을 보고 싶은 꿈이 있다.


◇하이브리드 거버넌스와 협력적 탈중앙화

현실의 거버넌스라는 괘종시계는 그 추(pendulum)가 ‘중앙화’와 ‘탈중앙화’ 사이를 오가면서 돌아간다.  중앙화와 탈중앙화는 배타적인 것도 아니고, 어느 한 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수한 것도 아니다. 탈중앙화되는 것의 내부 하나 하나 개체는 중앙화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중앙화되어 있는 것의 내부에도 자율적이고 탈중앙적인 많은 개체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이처럼 거버넌스에도 하이어라키(Hierarchy;계층)와 세분성(Granularity)의 이슈가 있고, 본질적으로도 하이브리드 성격이 있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거버넌스가 중앙화에서 일어날 수 있는 획일성 위험과 탈중앙화에서 초래될 수 있는 혼란과 비효율의 위험을 극복하여, 다양성과 질서라는 하모니를 더 잘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근본주의적 탈중앙화 이상주의는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현실과 이것이 확장현실화 한 메타버스에는 잘 맞지 않는 듯하다.  하이브리드 거버넌스를 블록체인 과제들에 적용해서 본다면, 퍼블릭 블록체인들과 호환할 인터체인(IBC) 레이어를 장착한 컨소시엄 블록체인들이 오히려 현실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에 더 적합할 수 있겠다는 얘기가 된다.  

필자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거버넌스가 적용된 블록체인 생태계의 모습을 다른 자리에서 ‘협력적 탈중화(Collaborative Decentralization)’라 하였는데, 이 부분은 추후 칼럼에서 더 상세히 다루어 보려고 한다. 


◇21세기의 문맹

다음 달 27일이면 이 시대의 미래학 거장 앨빈 토플러가 LA 자택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된다. (2016년 6월 27일)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배운 것을 일부러 잊고(unlearn), 다시 배우는(relearn) 능력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The illiterate of the 21st century will not be those who cannot read and write, but those who cannot learn, unlearn, and relearn.)  그분의 이 말을 되새겨 보는 요즈음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시대가 기술의 진보와 포용적 문화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성찰과 분별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삶에서 실패를 많이 경험한 현자들이, 그리고 어른들이, 급변하는 이 시대를 두려워 말고 이 흐름 속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후손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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