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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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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거버넌스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1.04.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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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공화국(ROB-RepublicOfBlockchain)⑦
㈜크립토밸리랩 / KOK재단 최영규 대표이사

◇현실과 혼돈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과 같은 여려 확장현실(XR) 기술들이 포함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현실은 영어로 ‘Reality’이다. 왜 ‘가상사실’이나 ‘확장진실’이라고 하지 않는가?  ‘현실’이라는 게 무엇인가?

우리가 사실(Fact)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실제로 존재하는 무엇, 또는 확정된 평가의 표준에 관련하여 유효한 무언가를 가리킨다. Reality에는 현실 또는 실재(實在)의 뜻이 있는데, 인식 주체로부터 독립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것을 말한다. 꿈이나 망상과 같이 인식 주체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는 구별된다. 인식의 주체와 객체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현실’은 주체에서 본 객체에 대한 시점의 문제이며, ‘실재’는 주체로부터 분리된 객체로서의 존재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진실(Truth)’은 왜곡이나 은폐, 착오를 모두 배제했을 때 밝혀지는 유일한 사실로서, 사람의 신념 혹은 신의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고 진실을 탐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사실에 대한 평가가 수반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실’은 ‘존재’하는 것이고, ‘주체’와 ‘객체’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메타버스에서 다룰 ‘현실’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주체와 객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존재’이다. 메타버스도 우주이기에, 이와 비슷한 우주 이론이 적용될 것이다.


◇메타버스 거버넌스와 카오스 이론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한국이나 미국의 요즈음 모습만 보아도 현세계의 현실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이 현세계에 잘 작동할 거버넌스의 설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세계와 확장현실을 포함하여 인류에게 확장된 경험의 세계로 안내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거버넌스는 마치 2차원, 3차원의 것을 다중차원에서 고려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메타버스 거버넌스는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진행 중인 Web의 발전 역사를 보아도 난이도의 급증을 짐작할 수 있다.  Read격인 Web 1.0, Read/Write격인 Web 2.0, 그리고 스마트컨트랙트 개념이 들어가 Read/Write/Execute격인 Web3.0에 견주어 볼 때, Web 4.0은 아마 Read/Write/Execute/Link의 개념이 구현될 것인데, 메타버스가 이 Web 4.0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뉴턴역학은 초기 조건이 정확하게 설정되면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선형계(Linear System)를 바탕으로 발전된 것이기 때문에 결정론적 세계관이 그 기본이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주체와 객체의 분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이 둘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다가 양자역학에서 주체와 객체는 분리가 불가능하며 실험자가 어떻게 의도하느냐에 따라 실험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후 미시세계에서의 비예측성의 문제는 확률론으로 어느 정도 극복되었으나, 거시세계에서의 비예측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부분들이 모여서 서로 어떻게 협력하여 전체로서 작동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적으로 완전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개체와 전체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채 따로따로 연구가 진행되어왔던 학문세계에 프랙탈(Fractal)과 카오스(Chaos) 이론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우리는 전체와 개체를 연결짓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어느 하나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우리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로서 함께 비선형적(Nonlinear System)으로 공진(共振)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와 우주는 자기경영(self-management)과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의 속성을 지닌 홀라크라시(Holacracy)라는 초생명사회인 것 같다.  메타버스도 결국 이와 같은 홀라크라시로 진화되어 나갈 것으로 본다.

메타버스 이전의 블록체인에서 토큰이코노미와 거버넌스의 설계에는 주로 역게임이론(Reverse Game Theory)과 어빙 피셔의 화폐수량설 (Irving Fisher, Quantity Theory of Money) 등을 활용하였다. 메타버스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어쩌면, 프랙탈이론과 카오스이론이 보완해 주어야 할 것이다.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이고 생존방식이기도 한 ‘모방과 연결(Imitation and Link)’은 메타버스에서도 지속되고 오히려 확장,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나온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는 ‘라마누잔의 공식에 근거한 블랙홀 이론(Ramanujan’s Equation, Black Holes)’이라는 카오스 이론을 적용하여 플랫폼 참여자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보상을 결정하는 과제도 있어서 고무적이다.


◇핸들과 브레이크

필자는 지난 칼럼들에서 현재를 ‘의식기술(CT - Conscious Technology)시대’로 설명하며 이 시대의 주 생산품은 ‘연관(Linkage)’이라 하였다. 의식기술들을 통해 우리는 확장현실에 연관을 갖게되어 경험을 넓혀간다고 보았다. 또한, 디지털화된 기술들은 편집과 융합이 수월해지면서 폭발적 성장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에 비유해본다면, 더욱 막강한 엔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들이 힘차게 달릴 수 있는 것은 핸들과 브레이크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비유는 기술의 발전이 적용되는 인류 문명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겠지만, 현재 급변하고 있는 메타버스 영역에서는 더욱 그러해 보인다.

필자는 인류의 축적된 인문학적 소양과 공감 능력이 그러한 핸들과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은 협동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연대와 상호작용을 갈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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