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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스테이블코인 승인이 가져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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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스테이블코인 승인이 가져올 파장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1.01.0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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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GOPAX) 이준행 대표이사

어제(6일) 발표된 美재무부 산하 독립적 은행감독기구 통화감독청(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 OCC) 의견서에 따르면, 이제부터 미국의 은행들은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망을 통해서 은행의 정식 결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스테이블 코인은 이제 정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미국의 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뉴스이기도 하고, 또 굉장히 많은 분들이 그 의미에 대해서 질문하셨습니다. 아직 이 뉴스의 의미와 시사점에 대해서 분석한 글이 눈에 띄지 않아서 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요약하려 합니다.

◇핵심 사항

Bank Stablecoin = Real dollar (M1) = CBDC: 제가 발행한 채권은 약속어음에 불과하지만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돈입니다. 빗피넥스와 같은 사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일종의 채권에 불과하지만,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그냥 정식 US달러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다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의 본원통화(M1)입니다. (은행 보유금과 1대1로 매칭된 스테이블코인에만 한해서만 승인했기 때문에 M1입니다) 

즉, 이제부터는 미 연준이 중앙은행으로서의 권한을 갖고 발행한 M1이 이더리움과 같은 개방형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다닐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결국은 미국이 CBDC(중앙은행디지털화폐)를 민간을 이용해서 장려하고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것은 민간은행이 아닌 중앙은행을 통해서 유통되고, 그리고 개방형 블록체인이 아닌 통제된 인트라넷 위에서 돌아가는 중국의 DCEP과는 180도 다른 CBDC 디자인 철학입니다. 중국의 전체주의/공산주의와 미국의 자유주의/자본주의의 이념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은행 영역 침범: 지금까지 은행의 결제는 SWIFT/ACH 망으로 대변되는 독점적 금융 인트라넷 망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금융 인터넷 기술이 나왔지만, 블록체인에서의 결제는 주로 개인간 P2P 거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메이저 금융기관들도 블록체인으로 금융 거래를 청산할 수 있어진 것입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에는 블록체인이 은행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 은행이 블록체인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명확하게 블록체인이 은행의 영역을 침범했고 금융 인트라넷의 독점이 깨졌다는 것이 옳은 해석입니다. 은행의 권한과 막강한 힘은 은행 장부는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데이터베이스에서 은행만이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에 나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은행 장부를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모두가 읽고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거래가 완결되었다는 것은 오직 은행만이 확인해줄 수 있었지만,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은행의 확인 없이도 개인들이 나의 결제가 청산 되었는지를 간단하게 블록체인을 열람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OCC의 발표는 블록체인이 돈과 은행의 파이를 뺏어올 것이라는 우리들의 예측이 미국 정부에 의해서 공식화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캐파’(=용적률) 증가: 아무리 블록체인을 사용해도 외부와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서비스에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예컨데 USDT의 경우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스케일업에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USDT의 발행/예치 주체인 빗피넥스가 분식회계를 하면 대전제가 무너집니다. 

WBTC를 이용한 DeFi 상품도 그 예입니다. BitGo는 훌륭한 기업이지만 수 천조에 달하는 WBTC 자산을 BitGo가 예치한다고 하면 무언가 불안합니다. 결국 신뢰는 세월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근대 금융시스템의 핵심 노드입니다. JP Morgan의 자산은 3천 조에 육박합니다. 수 천조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락업되어도 신뢰 이슈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1.OCC의 스테이블코인 승인이 글로벌 업계에는 굉장한 호재인 것은 알겠는데 한국 블록체인 업계에는 어떠한 여파가 있을까요?

당연히 글로벌 업계 팽창의 Trickle down 효과로 인해 국내 업계도 수혜를 볼 것입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혁신 금융 서비스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을지, 국내 유저들이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조심스럽습니다. 이제 엄연히 스테이블코인은 외환이고, 한국에는 외환거래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외환거래법 상 외환은 외국환은행만이 다룰 수 있고, 일정 규모를 넘어가는 미신고 거래는 사법처리 대상입니다.

외국환거래법 관련 논쟁은 사실 국내 국민정서상 쉽게 꺼내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국민의 자유 증진 차원에서, 또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출경쟁력을 갖고 있는 경제대국의 글로벌 위상 차원에서 외국환거래법을 폐지해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외환거래법을 완화하였을 때에는 통화정책 등 수출주도성장, 금융시장안정 등을 위해서 지난 50년간 써오던 정책들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반대급부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결국 길게 봤을 때에 개방형 금융으로의 이 트렌드는 정부가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제는 중국과 같이 거대하지도, 북한과 같이 폐쇄적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글로벌 경제가 블록체인 기반 개방형 금융 시스템에서 돌아가게 된다고 가정을 한다면,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비스 및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는 단순히 한 섹터의 산업경쟁력을 잃는 정도가 아닌 국가 경제의 경쟁력 전체를 저하시킬 것입니다.

2. 이번 일로 국가의 통제, 감시가 강화되는 것은 아닐까요?

만일 미국이 종이 현금을 없애고 없앤 현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환시키는 정책을 도입한다고 하면 실제로 국가의 통제와 감시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금이 버젓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인해서 국가의 통제나 감시가 강화된다는 해석은 논리적 비약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개방형 블록체인의 익명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AML 등의 리스크와 부작용을 미국 정부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OCC는 기술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블록체인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FinCen 등 다른 부처의 경우는 상황이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미국 정부는 마치 블록체인과 같이 분권형 거버넌스 체계가 작동하는 형태를 갖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3. ETH 가격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ETH 가격 펀더멘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호재입니다. (물론 XLM과 같은 다른 플랫폼도 수혜주가 될 수 있습니다.) 개발자나 소수 DeFi 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이더리움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조만간 범용적인 전세계인의 플랫폼으로서 확장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뉴스입니다.

동시에 “디지털 금”인 BTC와 달리 ETH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연료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용권에 대한 토큰입니다. 석유 값이 올라가면 에너지, 전기값 등이 올라가서 총 수요가 떨어지고, 총 수요가 떨어지면 석유값이 다시 떨어져서 총 수요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피드백푸프가 ETH에는 작용합니다.

이번 OCC의 조치는 민간 주도의 Open innovation을 넛지(nudge)하는 방식의 너무도 미국적인 산업 육성책이라고 생각 됩니다. 민간 혁신에 유리한 보통법 체계, 자율이 보장된 전문성 중심의 분권형 정부 조직,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손으로 Open innovation을 장려하는 룰메이킹. 미국의 IT 산업 육성의 성공 방정식이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잘 먹힐 것 같습니다. 

기축통화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와 글로벌 신뢰(Confidence) 구축이 처음이자 끝입니다. 중국이 CBDC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갔어도, 개방성과 투명성을 갖고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과 미국의 법치주의의 원칙의 조합이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와 신뢰구축에 훨씬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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