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투데이 안혜정 기자] 페이팔이 리브라 협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를 함으로서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계획에 큰 타격을 줄 듯 하다. 정치 입안자들과 금융 규제당국이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에 현재로서는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 외에도 페이팔의 행보는 리브라 플랫폼의 협업사들 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또한 페이팔의 탈퇴 선언은 금융 기관들이 암호화폐 산업으로 발을 들여놓으면서 겪는 난제들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언론매체들은 페이팔의 결정이 리브라에 대한 규제 당국들의 반대를 반영한 것이며 페이스북의 안일한 대응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페이팔은 자금세탁이나 마약 판매 등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들만으로는 페이팔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떠나기로 결정했던 이유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결제 처리회사 중 하나이다. 마스터카드, 비자, 스트라이프, 페이유 등과 같은 결제 기업들은 여전히 협회 회원사들이다. 이 결제 기업들이 일반화폐의 흐름에 부과되는 트랜잭션 수수료에서 수익을 얻는 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점이다. 리브라가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 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결제 기업들이 리브라 개발에 참여를 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설명하기가 어렵다. 아마 페이팔이 리브라 협회 탈퇴 결정을 한 것은 위와 같은 설명에서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페이팔이 암호화폐 혁신을 다루기 위한 다른 전략을 짜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모든 트랜잭션들이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가 주류 수용이 될 때 발생할 와해 현상에 페이팔은 매우 취약점을 가질 수도 있다. 올해 초 페이팔의 CFO 존 레이니는 페이팔이 분산된 레저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현재 비트코인에는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페이팔은 캠브리지 블록체인으로도 알려진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매우 큰 금액을 투자했으며 암호화폐 관련 특허를 1개 이상 출원했다.
페이팔의 리브라 탈퇴 행보는 다른 리브라 협회 회원사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 옥션 대기업 이베이가 2018년 페이팔과의 장기적인 협업 관계를 끊은 이후 페이팔과 이베이와의 관계에는 현재 긴장감이 돌고 있고 있다. 또한 올해 초 페이팔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의 결제 처리회사로서 채무불이행을 하기도 했다. 이에 두 기업 간의 협업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놀랄 만한 사실도 아니다.
장기적 계획이 무엇이든 간에 분명한 점은 페이팔은 리브라 탈퇴 선언을 하기까지 매우 많은 연구와 숙고를 거쳤다는 사실이다. 페이팔의 임원진들은 블록체인 자산이 결제 산업에 주요 혁신적 능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산업 내에서 페이팔의 생존은 이 새로운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회사 자체적 능력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다. 결국 리브라는 페이팔의 이러한 목적을 반영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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